어제 처음으로 올린 Hall of Shame. 성원이 상당하다. 그만큼 적어도 우리 알라디너들 중에는 기본적인 상식과 개념 정도는 갖춘 분들이 많다는 생각이다. 생각해보니 슬프게도 대한민국은 역사에서 근대까지만 소급해도 이 리스트에 하루에 열 명씩 올려도 다 올리지 못할만큼 많은 인재강국(!!!!)인 셈이다. 그 덕분에 OECD국가들 중 자살률과 실업률이 최고치를 맴돌고, 삶의 질이나 행복도는 최하치를 경신하고 있으니 다 인재가 넘쳐나는 덕분이다.
이 분은 그 유명한 초원복집사건의 주역이며 무려 삼십대 초반이라는 창창한 나이에, 독재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민주국가의 근간을 말아먹는 유신헌법의 실질적인 author이셨다. 박정희가 정권을 비호하고 반대하는 국민을 탄압하기 위해 만든 공안검찰에 무려 이 십대의 나이에 발탁된 이래 엄청나게 빠른 출세길을 달린 사람이기도 하다. 그 긴 세월동안 권좌에 근처를 맴돌았던 만큼 숱한 일화를 남기기도 했는데, 4.19의거당시 다른 친구들이 피를 흘리며 독재정권에 저항할 때, 얌전하게 강의실에서 공부중이었다는 얘기나, 보안사와의 힘싸움 때문에 박정희 사망 후 거세될뻔 했는데 전두환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린 덕분에 살아났다는 얘기 같은 순수한 학구열과 승자지향성은 가히 전설적이라고 하겠다.
대한민국의 역사가 개판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데 참으로 한 치의 모자람도 없는 삶을 살아온 그는 사실 예전에, 아주 오래전에, 유신잔당들과 함께 감옥에 쳐박혀 거세당했어야 하는 인물인데, 벌레류의 특성인 질긴 생명력 덕분에 70대의 노구를 이끌고 어전내시총관, 그러니까 태감들 중 가장 높은 벼슬자리에 앉아 박근혜씨를 보좌 (라고 쓰고 조종이라고 읽어야 할까?)하고 있다.
진보정권 10년의 가장 큰 실책은 물에 빠진 미친개들을 건져주었다는 것이다. 일찌기 루쉰 선생이 말한 것처럼 물에 빠진 미친개들은 몽둥이로 두들겨 패주었어야 하는 것인데 말이다. 다음에 좋은 세상이 와서 역사와 정치가 바로 서는 날에는 그리스의 도편추방형이나 로마의 기록말살형에 처했으면 한다.
PS 거세를 당한다는 표현은 이 경우 다소 부적절하다. 태감이 되기 위해 스스로 거세를 한 사례는 중국과 한국의 역사를 살펴보면 매우 흔한데, 이 경우 거세는 "당한"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한"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