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의원를 비롯한 진보의사들이 전격적으로 검거대상이 되어, 국정원과 공안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었다는 뉴스를 보았다.  현직 국회의원임을 감안할 때,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누가 보아도 현 정국을 타개하거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면서, 지지층을 결집하고, 국민을 겁주려는 의도가 보인다.  이석기 의원은 지난 총선과 분당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을 볼 때 문제가 많은 사람이고, 지지할 가치도 없다고 본다만, 이 사건으로 상징되는 군사독재 3기의 시작을 보는 것은 심히 공포스럽다. 

 

시절이 시절이니만큼 옛날처럼 함부로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끓는 물에 갑자기 던져진 개구리가 아닌, 서서히 끓어오르는 솥안의 개구리처럼 그렇게 천천히 그러나 조직적이고 꾸준하게 이루어지는 정치폭력의 경우 알아차릴 때에는 이미 늦는 것이다. 

 

이석기 의원의 혐의가 진실인지 아닌지는 지금 중요하지 않다.  저들에게 중요한 것은 이 사건을 일으켜서 국정원 선거개입, 부정선거, 박근혜씨의 부족한 머리, 그리고 4대강까지 모든 주요사안을 덮는 것일 것이다.  이미 많이 보아왔다.  사건 자체의 결과는 번번히 정부기관의 패배로 끝나지만,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의 호도와 당사자가 입는 피해는 그를 재기불능으로 만든 것을 말이다. 

 

뉴스에 알려진 구체적인 혐의들 중 가장 황당한 총기탈취모의 및 남침 후 파출소 습격이다.  이석기가 정신병자가 아니고서야 이런 여순사건같은, 성공할 가능성이 0%인 일을 모의했을까?  혹자는 달아난 것으로 그의 혐의가 입증되었다고도 한다.  잡혀간 자는 말이 없다.  그러니 그로써는 우선 숨고 보는 것이 답일게다.  이상득이나 최시중 같은 놈들도 이렇게 전격적으로 잡아가지는 못한 놈들이다.  도대체 '공안'이라는, 중국이나 북한을 떠올리게 하는 이 단어는 언제쯤 사라지게 될까?  그놈의 공안검사들.  출세에 눈이 먼, 다카기 마사오의 피조물...

 

이석기 의원은 어쩌면 시작이다.  그가 정말 공산주의를 꿈꾸는지의 여부와 상관없이, 독재정권이 종식된 이래, 처음으로 현직 의원까지 체포하려는 그들의 공작정치는 살기어린 눈빛으로 모든 이를 내려다보는 박근혜식 공포정치의 시작인지도 모른다.  7인회니, 16인 장성회니 회자되는 실세들의 구성으로 보면 너무도 뻔한 군부독재 3기의 시작이다.  마틴 니뮐러 목사의 말을 인용하고 싶다.

 

"그들이 처음 공산주의자들에게 왔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기에.

이어서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에게 왔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기에.

이어서 그들이 유대인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기에.

이어서. . . 그들이 내게 왔을 때 . . . 그때는 더 이상 나를 위해 말해 줄 이가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적은 푸른 기와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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