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20권 project가 첫 15일까지는 잘 진행이 되었는데, 이와 함께 시작한 공부, 그리고 일 스케줄과 함께 섞이는 과정에서 조금 늦어졌다.  마지막 두 권을 남겨놓은 지금의 시점에서, 그간 읽은 다른 책들의 정리는 일단 미루고, 내가 많은 공감을 하게 되는 특이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형사소설 시리즈를 소개하고 싶어졌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곳은 Santa Cruz의 허름한 카페인데, 스타벅스를 필두로 한 법인카페세력들의 한 시대를 풍미하고도 지나간 지금까지도 계속 수익을 내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강한 히피성향을 내세우는 곳이기도 한데,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꽉꽉 들어차는 곳이다.  의자부터 테이블까지, 아니 오래된 집을 개조한 건물 자체도 내가 이곳에서 학교를 다니던 고대, 아니 그 이전부터 그대로인 듯한 선사시대의 것들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친환경이나 이런 것들보다는 그냥 카페나 드나드는 사람들이나 매우 지저분하다는 생각을 늘 하게 하는 곳인데, 이게 또 묘한 매력이 있다.  음악이 시끄럽지도 않고, 뭔가 유행하는 그 무엇인가를 따르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그냥 그런 분위기.  물론, 오늘따라 안에 자리가 없어서 바깥에 앉아 있으려니 사방에서 담배를 피워대는 것 때문에 미칠 지경이지만 말이다.  언제부터인가 적어도 켈리포니아에서는 담배를 피우는 것이 자유와 저항의 상징이 된 것 같다.  주 단위, 각 시/군 단위로 조례를 만들어서 실내흡연을 금하고, 나아가서 건물 주변에서의 흡연을 금하면서 그렇게 된 것 같다. 

 

첫 두 작품이 이렇게 번역이 되어 나와있는 John Dunning이라는 Denver에 거주하는 작가의 Bookman시리즈인데, 특이하게도 책을 매우 사랑하는 형사 Clifford Janeway가 주인공이다.  시리즈 상 뒷 부분을 먼저 읽고, 지금 엊그제 구한 시리즈의 첫 번째인 '책 사냥꾼의 죽음'을 읽고 있다. 

 

주인공은 책을 사랑하고, 책에 대한 거의 마니아적인 지식과 애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직업은 형사이지만, 책을 보는 안목은 엔간한 서점주인을 능가하여, 그를 Dr. J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을 정도이다.  하루에 두 명을 죽인 - 총기를 자유로 소지하는 미국 하고도, 그 성향이 심한 콜로라도 주의 대도시 덴버의 형사니까 충분이 가능이 있는 플롯 - 그런 미칠 것 같은 날에도 그는 자기 아파트에 돌아오면 바로 healing이 되는데, 그 healing은 그의 아파트를 빽빽하게 채우고 있는 책들이다. 화장실, 거실, 방, 부엌 등등, 공간이 남는 곳은 책으로 채워져 있는데, 읽기 위해 구입하는 책과 수집하기 위한 책을 따로 구비하기까지 하는 그야말로 book mania인 그의 이야기는 늘 책과 관련된 살인사건으로 시작된다.  첫 작품의 무대가 80년대 중반에서 90년대 초반이라서 그런지, 전화를 걸 때마다 공중전화나 업소 전화를 사용해야 하는 점이 새삼 옛스럽다. 

 

이제 일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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