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아다치 미츠루의 걸작들이다. 모두 공통적으로 야구를, 그것도 일본의 많은 야구팬들이 열광하는 고교야구 - 갑자원으로 포장한 청춘만화들이다. 스토리나 구성에 대한 이야기는 google을 검색하면 셀 수 없을만큼 많다. 그저, 나에게 중요한 것은 이렇게나마 그려 볼 수 있는 청춘 이야기라는 점. 꿈과 희망을 주고, 덤으로 아련한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H2난 Touch는 좀 예전의 작품이라서 그런지 더욱.
이 작품들에 비하면 요즘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진격의 거인'은 대단한 만화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좋은 만화는 아닌 듯. 적어도 지금까지는, '진격의 거인'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절대적인 절망과 공포일 뿐이다. 인간종에게는 상위종이 없다. 그런데, '진격의 거인'에서는 거인이, 아무런 목적과 이유도 없이 그저 인간종을 보는 족족 잡아먹는데, 이에 대항할 방법이 거의 없다. 아무리 용감한 전사라고 해도, 전과가 혁혁한 역전의 고수도, 한 순간, 끈을 놓치면 잡아 먹힌다. 일대일로는 전혀 승산이 없는 이 절대공포에서 오는 절망을, 만화를 보고 나서도 2-3일 간 나도 모르게 느꼈다. 그만큼 강한 impact를 주는 작품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난 꿈을 주고,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유쾌한 청춘만화가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