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에서 다큐멘터리 백년전쟁을 부모님께 보여 드렸다.  상대적으로 사고가 유연한 어머니는 벌써 제작년 중반을 기점으로 하여 사상적인 전향(?)을 하신 상태이나, 그렇지 못한 아버지는 대다수의 어른과 같은 입장 - 이명박이 그렇게 나쁠 줄은 몰랐다, 4대강의 후세에 평가되어야 한다, 박근혜는 싫지만, 그래도... - 에 머물러 있는 상태이다.  원체 남자들의 사고가 좀더 경직되어 있기도 하지만, 아버지의 성향 자체가 우직한 편이라서 쉽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백년전쟁을 보여 드렸을 때의 반응을 보니, 그 견고한 벽도 무너질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부디 무사히 계속 만들어서 최근의 현안까지 다룰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TV를 보시다가 아베 신조 총리 = 김정은, 즉 가문이 대대로 해먹는 집안이라는 내 얘기를 들으시고는 갑자기 아버지께서는 음모론을 제시하였는데, 내용인즉슨 다음과 같다.  거의 전문을 옮기려고 노력했으니 알아서 읽어주시기를...

 

'김정은이가 날이 갈수록 살이 찌는걸 보면, 이건 분명히 모종의 음모가 있다.  이제 갓 30이 된 놈이 그렇게 피둥피둥 살이 찌면 나이 40이면 각종 성인병이 와서 일찍 죽게 될텐데, 이건 분명히 밑의 놈들이 김정은이를 빨리 죽이려고 하는 거다.  살이 쪄서 빨리 죽게 하려고 계속 먹이는 것 같다.  젊은놈이고 머리에 들은게 없으니까 좋은 음식과 술을 차려주면 꾸역꾸역 먹는게 아니겠냐.  아무리 김일성을 닮게 하려고 한다지만, 젊은 나이에 저렇게 살을 찌우는건 보통 일이 아니다.  내가 보기에는 그렇게 계속 먹다가 어느날 뻥~ 터져서 죽을 것 같다'

 

이게 글로 옮겨놓으니 좀 별로인데, 실제로 심각한 표정으로 저런 취지의 말씀을 하셨을 때에는 그야말로 온 집안이 빵 터졌다...ㅎㅎㅎㅎ  아버지께서 제기한 첫 음모론의 내용이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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