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모토 무사시
시바 료타로 지음, 김성기 옮김 / 창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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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미야모토 무사시는 일본이 낳은 수많은 검객들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이라고 하겠다.  동시대를 살았던 야규집안의 신카게류나 다른 유파들만큼 인정을 받고 널리 퍼지지는 못했지만, 그것은 그의 검법이 교습을 통해 학습될 수 있는 수준이 아닌, 그 개인의 천재성에 기인한 탓으로 보느니만큼, 당시 최고의 검객이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려울 듯 싶다.  검법을 일대일의 기예를 넘어서서, 병학의 수준으로까지 끌어오렸다고도 볼 수 있는데, 요시오카 집안과의 대결이나 저 유명한 간류지마에서 사사키 고지로오와의 대결을 보면, 확실히 검술이상, 그에게는 적의 심리와 지형지물을 이용한 종합적인 병학자로서의 냄새가 나기는 한다.

 

한창 무술을 좋아하던 시절, 특히 검도를 하던 때에는 오륜서를 끼고 살았더랬다.  그래봤자 무슨 깨달음을 얻은건 없고, 일종의 겉멋이었지 싶다.  스토리로는 요시카와 에이지의 유명한 판본을 여러 차례 읽은 바 있어서, 매우 익숙하게 알고 있다고 본다. 

 

시바 료타로도 일세를 풍미한 일본의 유명한 이야기꾼이라고 하겠는데, 이 책은 소설보다는 fact를 중심으로 무사시의 검생에서 중요한 일화들을 나름대로 해석하여 풀어낸 작품이다.  소설의 요소도 분명히 있지만, 르포에 더 가까운 듯, 이 책의 무사시는 일체의 신격화나 신비화가 덜어진, 소위 'down to earth'로써, 아마도 실제에 더 가까웠을 것으로 보이는 무사시의 모습이 그려져있다.  미야모토 무사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또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 한 귀절을 읽다가 드보르쟙이나 준석이, 수조같은 애들이 생각났다. 

'...무사시는 의식적으로 자기 자신을 전설적인 존재로 가꾸려고 했다.  전설은 이런 기이한 행동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전설이 결국 당사자를 존귀한 존재로 치장해준다...'

 

기이한 행동이 모인다고 드보르쟙 같은 사람이 존귀한 존재가 될 리는 없겠지만, 뭐 그렇다는 것이겠지?  자신을 띄우기 위한, 이슈의 중심으로 만들기 위한, 기.이.한. 행동과 말을 통해 전.설.이 만들어지기는 하겠다.  기.이.한.전.설.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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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3-03-13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바 료타로는 소설의 소재가 되는 지역을 직접 답사하여 기록한 내용을 소설에 많이 풀어쓰죠.역사기행 같은...그래서 더 박진감도 있거니와 실감나는 장점도 있더군요.

transient-guest 2013-03-13 23:53   좋아요 0 | URL
네 그렇더라구요. 이 책에서도 그런 부분이 많이 나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