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는 국민게임이라고 할 만큼 널리 퍼진 게임이다.  특히 전작인 StarCraft와 StarCraft: Brood War은 거의 십 여년 이상이나 한국의 게임 및 기간산업 - PC방, PC, 중계 - 을 키웠다고까지 회자되는데, StarCraft 2는 그 정도의 impact는 없지만, 여전히 프로리그의 게임시합이 이루어지고 중계되고 있을 정도로 한국에서는 역대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나는 게임도 좋아하지만, 그 보다는 책을 더 좋아한다.  더구나 나이가 들고, 시간이 없어지면서 게임을 하는 시간은 매우 줄어들어, 거의 play하고 있지 못하고 있지만, 책읽기는 보다 더 간편한점도 있고, 휴대성도 좋아서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StarCarft는 게임만큼이나 소설도 재미있는데, 그간 여러 작가들에 의해 다양한 게임속의 에피소드들이 그들의 상상력을 가미해서 새롭게 만들어진 바 있다.  

 

이번의 StarCraft 2: Flashpoint에서는 - 실제 게임에서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 전작 초반 Terran미션에서 Mengsk에게 이용당하고 버려진 후, Zerg의 Queen으로 다시 태어났던 캐리건이 다시 인간으로 돌아온 직후의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게임에서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Zerg와 Protoss를 만든 고대인, Xel'Naga라는 종족이 있는데, 이들은 뛰어난 과학력을 가졌던, Protoss에게는 신과도 같은 신비의 종족이다.  관련소설에서는 항상 그들의 유물과 유적은 신비의 대상으로 묘사되는데, 여기서는 이 유물이 캐리건을 다시 인간으로 만든 것으로 설정되었다. 

 

사실 이런 소설들의 내용은 그저 joyful하게 읽기에 좋은 것이고, 어떤 여운을 남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게임속에서 본 인물들이 보다 더 생생하게 구현되는 것, 그리고 게임상의 간략한 에피소드들이 작가의 상상에 의해 재구성되어 훨씬 더 흥미로운, 복잡한 이야기로 전개되는 것을 보는 것도 큰 재미라고 생각된다.  얼마나 많은 작품이 번역되었는지 모르겠고,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런지도 모르겠지만 - 사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또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책들이다.

 

 

 

 

 

 

 

 

 

 

 

 

 

 

 

 

 

 

 

 

 

 

 

 

 

 

 

그리 많은 작품이 눈이 띄지는 않는다.  그래도 위의 archive에는 4권의 책이 합본으로 나와있는데, 늘 말하지만, 이 책들에서 사용되는 영어는 초급수준이라서 게임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부담없이 즐길 수 있겠다.

 

게임도 재미있고, 책도 재미있지만, 어쩌면 현실은 더욱 재미있는지도 모른다.  이 게임 덕분에 일세대 신주영이나 쌈장 이기석을 필두로 수많은 프로게이머가 나왔고, PC보급율도 높아졌고, 인터넷도 더 활성화 되었지만, 진짜 드라마의 주인공은 따로 있다. 

 

바로 테란의 황제 임요환.  다른 유명한, 일세를 주름잡았던 게이머들도 많고, 나름대로 한 시기를 주름잡은 홍진호, 강민 같은 선수들도 있지만, 모든 선수들이 다 주목받은 것도 아니고, 심지어는 일세대 신주영처럼 게임때문에 흥했다가 게임때문에 망한 경우, 더 심하면 M모 게이머처럼 도박에 연루된 승부조작때문에 형사법 처벌까지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임요환은 그러나, 잘 살고 있다.  사실 고등학교때까지 운동도 공부도 뭐에도 재능을 보이지 않던 한 소년이, 이 게임을 접하면서 인생이 바뀐 것인데, 천재라면 천재라고도 볼 수 있겠다.  그 동안 종족간의 상성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다던 테란 종족을 완벽하게 마스터하고, 당시만해도 신기에 가까운 컨트롤과 dropship의 활용으로 한때 황제라는 호칭이 부끄럽지 않을만큼 멋진 플레이를 보인 그는, 군대도 잘 다녀오고, 탤런트도 만나고, 커피전문점을 경영하면서 잘 살고 있는 것 같다 (물론 탤런트를 만나고 커피전문점을 경영하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는 말은 아니다, 당연히).  굳이 StarCraft 2 리그에 욕심을 부리지도 않는 것 같고, 적당한 때 잘 물러나서 - 군대를 다녀온 후 실력이 좀 떨어진 것으로 기억한다. 경쟁도 심해졌었고 - 사는 것을 보면서, 정말이지 게임보다, 소설보다도 재미있는 것이 우리들 살아가는 인생이 아닌가 싶다. 

 

마침 바쁜 케이스도 그럭저럭 마무리되어 가는데, 이번 주말에는 간만에 스타나 한판 때려(여기서는 이 표현이 딱 맞다)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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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3-01-28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는 역시 샌님들이 많아서 게임에 관한 글에 댓글이 없군요.하하하...

토요일 케이비에스 프로그램인 '두드림'에 게임 고수인 작가 이인화 씨가 나와서 이야기하던데 재밌었어요.개그맨 양세형과 아주 죽이 잘 맞더군요.

소설을 게임으로 만든 것으로는 톰 클랜시 <레인보우식스>가 있습니다.

transient-guest 2013-01-28 23:58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저는 2004년인가에 처음으로 스타크래프트 중계/재방송을 보았어요. 정말 대단하더군요. 은근히 재미도 있고. 그러면서 소설도 더 읽어보고. 아무래도 게임세계를 소설로 구현한것을 보고나면 무엇인가 더 생동감있게 전달이 되더라구요.
레인보우식스도 말씀보니 생각이 나네요. 톰 클랜시는 참 다작이죠. 이 사람도 초기작들이 더 재미있어요. Patriot Game이나 Clear and Present Danger같은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