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바쁘게 이런 저런 일과 함께 지내고 있다.  물론 책읽기는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지만, 아무래도 나의 일이다 보니, 남의 일을 할 때보다는 더 신경을 쓰고 집중하게 된다.  그래도 회사가 조금씩 바빠지고 있으니까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이번 해의 남은 두 달을 지내고, 2013년이 되면, 아무것도 없이, 아무 base도 없이 launching된 회사와 나의 이름이 조금은 더 알려진 상태로 새해를 맞겠구나 싶어, 약간의 희망과 함께, 살짝 기쁘기까지 하다.  최근에 진행되고 있는 몇 가지 케이스들이 수임으로 바뀌면 크리스마스는 더욱 즐거울 것 같다.

 

발자크 전작의 일환으로 읽은 단편집 두 권에는 '인간희극'의 일부에 해당하는 4너댓편의 단편 작품들이 들어있다.  읽고나면, 발자크 특유의 해학과 반전, 그리고 어떻게 보면 인생무상을 느끼게 하는 재치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워낙 다작의 작가이고, 발자크에서 파생되어 츠바이크의 작품세계까지 궁금하게 만드는 그인지라, 아직도 읽을 책이 잔뜩 쌓여있다.  나만해도 아직 세 권의 책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소위 삘 받는 날, 하나씩, 날름날름, 탐욕스럽게 음미해야지.  커피와 venture 창업, 그리고 창업으로 인한 빚더미에서 구제되기 위한 창작, 이 모두에서 그를 구해줄 부유한 미망인과의 결혼을 원했던 발자크의 삶 자체가 하나의 작품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도 발자크는 나의 흥미를 끌 수밖에 없는 작가인 듯 하다.

 

 

 

 

 

 

 

 

 

 

 

 

 

 

 

스콜세지의 명작, Good Fellas가 원래는 논픽션 르포였다는 것을 최근에서야 겨우 알게 되어 구해본 책이다.  세 주연배우들 못지 않게 최고의 연기를 펼쳤던 조연 배우들까지, 60-70년대, 뉴욕의 뒷골목을 지배한 마피아의 이야기를, God Father스러운 고상함과 화려함을 싹 걷어내고, 매우 raw하게 볼 수 있었던 영화라서, 지금도 종종 심심하면 보곤 한다.  그런데, 영화의 이미지와 겹쳐져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책은 더 재미있게 보았다.  쓰려면 이런 책을 써야지 싶을 정도로, 잡으면 손을 떼기 어려운 작품이었다. 

 

시실리 출신 어머니와 Irish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헨리는 철이 들기도 전에, 갱스터 (wiseguy)를 동경하던 차에, 우연한 기회에 당시 Lucchese조직의 정신단원이자, 지역의 최고 보스인 Paul Vario (영화에서는 Paul Cicero)의 눈에 들어, 그가 운영하던 택시회사에서 잔심부름을 하면서 조직에 몸을 담그며 하나 둘씩, 마치 숨을 쉬듯이 자연스럽게 hustler의 삶에 빠져든다. 

 

헨리가 활동하던 당시에는 나름대로 조직들의 구역정리와 협의에 의한 질서가 살아 있던 시절이었다고 한다.  좀더 나중에 일어나는 조직의 하극상 전쟁이 없던, 그 시절을, 헨리는 'glorious time'이라 회상한다.  조직을 배신하는 댓가로 연방의 증인보호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헨리는, 그러나, 그를 아껴주던 Paul Vario, 또 그의 멘토이자, 증인이 되는 것을 막기위해 죽이려 하는 지마 (영화: Jimmy Conway)를 비롯하여 수 십명의 갱들과 마약상들을 - business적인 cool함과 detachement를 가지고 - 감옥으로 보내 버린다.   

 

그가 잡혔을 때, 헨리는 경찰/FBI사상 최초로 조직의 모든 생리와 활동에 대한 광범위하고 깊은 지식을 가진, 비단원이었다고 하는데, 영화의 결말과 마찬가지로, 아니 과정까지도 모두 비정하고, 비열하고, 살벌하고, 씁쓸하기 그지없다.  같은 작가의 Casino도 곧 도착하는데, 바로 읽으려 한다.

 

그 밖에도, 다음의 책들을 읽고 있다.  끝나면 정리할 것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댈러웨이 2012-11-06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트란님, 저는 이제 책을 읽으면서 책 내용 자체보다는 작가의 삶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작품을 읽는 이유가 차라리 그 작가를 조금이나마 더 알고 싶은 생각에서라고 해야 할까요. 주객이 전도된 건가... 발자크의 삶이 또 얼마나 파란만장했는지는 책을 읽어봐야 공명이 더 클까요? ㅎㅎ 지금 테스에 관한 페이퍼 하나 쓰고 있는데, 에밀 졸라 반갑네요. 자연주의. 열린세계 번역본이 괜찮은가요? 다른 번역본이 너무 많이 나와 있는 것 같아서 뭘 골라야할지 모르겠다는. 다 읽으시면 정리해주세요. ^^

transient-guest 2012-11-07 01:31   좋아요 0 | URL
저도 내용을 깊게 파고들지는 못하고, 또 행간을 통한 철학적인 의미나 이런 것들을 파악하는 것은 잘 못합니다. 그저 읽고, 또 읽는 것이지요. 님의 말씀처럼 작가에 대한 흥미 때문에 좋아하는 작품들도 많아요. 발자크도 그렇고, 체홉 같은 이도 그렇구요. 발자크의 삶은 츠바이크가 쓴 발자크 평전을 보면 좋구요, 목로주점 뿐 아니라 다른 책들도 열린세계 번역본 - 사실 번역보다도 책의 구성이나 디자인이 더 - 이 맘에 드네요. 다 읽으면 정리하겠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2-11-10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0~70년대 미국 암흑가 이야기는 재밌죠.영화로 봐도...지금이야 뉴욕하면 한국인은 멋쟁이 도시를 떠올리지만 한때는 범죄도시였지요.특히 이탈리아계 조폭들...저 르포집도 매우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제가 읽은 것은 지안카나 형제의 회고록 <미국을 죽인 남자>였습니다.

transient-guest 2012-11-13 10:18   좋아요 0 | URL
그 책도 찾아봐야죠.ㅎㅎ 전 주말에 같은 작가의 '카지노'를 읽었어요. 영화는 로버트 드니로, 죠 페시, 이렇게 둘이 열연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