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주말처럼 오전에 운동을 마치고,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한 후, logos의 헌책을 둘러보다가 모처럼 맘을 먹고 책 몇권 - 중에서 가죽으로 제본된 Dubliners와 Hawthorne의 단편집은 헌책인 주제에 30-50불 사이를 호가한다 - 을 샀다.  다운타운에 있던 Borders서점이 망한 후부터는 어디엔가 틀어박혀서 차분하게 커피 한잔과 함께 하루종일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적어도 이 부근에는.  Starbucks나 Peets모두 카페가 되어서 그런지, 쉴새없이 사람들이 들락거리고 있어서 분위기가 영 아니고, 커피는 맛있지만서도. 

 

생각다못해, 다시 집으로 들어오면서 근처 마트에 들려서 맥주 몇 병을 차우멘과 함께 사가지고 들어와 뒷뜰에 앉아서 어제부턴가 읽던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을 이어서 읽고 있다.  살짝 buzz가 오니 따뜻한 오후에 그늘에서 바람을 맞으며 기분이 조쿠려~~~

 

어젯밤엔가 노르웨이의 숲에서 Blue Light Yokohama란 노래가 어쩌고 하길래, youtube에서 찾아보았더니 뜻밖에도 괜찮은 노래였다.  지금도 계속 듣고 있는데, 1968년에 일본 열도를 흔들어 놓은, 소위 대박이 났던 노래라고 한다.  68년의 아리따운 가수는 이제 할머니가 되어 기모노를 입고 말라 비틀어진 목소리로 과거의 영광을 노래하고 있긴 하지만 - 그래서 옛날 화면 캡쳐로만 듣고 있다.  신기한 인연이다.  책에서 책으로 연결되고, 작가에서 작가로 연결되는 일은 있지만, 책에서 노래로 연결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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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사르 2012-07-23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르웨이의 숲. 아직 안 보고 아껴두고 있는 책이네요.
트란님이 다 읽고 리뷰 쓰시면,
그래서 마음이 동하면 저도 따라 읽을까요? ㅎㅎㅎ

하루키 책 읽다보면 음악도 같이 듣고 싶어질 때가 종종 있어요. 하루키 책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는 느낌.

transient-guest 2012-07-24 00:47   좋아요 0 | URL
엊그제 노르웨이의 숲 다 읽었어요. 상실의 시대를 2번 읽었으니까 모두 3번 읽은 셈인데, 확실히 처음보다는 뭐가 좀 보이긴해요. '마의 산'에서 살짝 빌려온 듯한 모티브도 보이고 (이건 작품에서 힌트가 주어져요). 어떤 리뷰를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책은 확실히 Fitzgerald가 많이 느껴져요. 그러고보니 Midnight in Paris란 영화도 재미있게 봤네요, 1920년대의 예술가들이 많이 나오는.
하루키 책 읽으면서는 맥주, 위스키, 재즈, 여행, 달리기 이런거 많이 따라해보고 싶어져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