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3 - 기괴환상
에도가와 란포 지음, 김은희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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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서양문물을 가장 빠르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나라답게 추리소설 역시 정통 서구권의 세례를 받은 일본의 추리소설은 매우 일찍부터 시작되었고 발달하여 현재에도 꾸준히 좋은 작품들이 나오고 있다.  장르도 다양해져서 일반적인 창작부터 사회현상을 반영하는 종류, 기담 같은 작품들까지 정말 많은 작품군이 나오고 있는, 어떻게 보면 부럽기 그지없는 현실이다.  그런데 정통 추리물의 세례를 받았다고는 하지만, 왜 그런지 일본의 추리소설은 뭔가 surreal하고 기괴하다.  란포의 단편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특히 그러한데, 마치 이토 준지의 만화를 소설로 읽는 느낌을 받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전단편집 3에 수록된 작품들은 사실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추리'가 부족하다.  그저 담담한 작가의 필체로 기담괴담을 나레이트 하고 있다는 편이 더 정확한 것 같다.  잡다한 글들은 모았기에 어떤 작품에서는 습작의 냄새가 나기도 하고, 아예 에드거 엘런 포를 모방하여 각색한 것처럼 보이는 글들도 여러 번 눈에 띄었다. 

 

이로써 전단편집 세 권을 모두 읽었는데, 이 역시 나날이 늘어가는 나의 추리소설 문고에 매우 valuable한 addition이 될 것이다.  이렇게 early days의 거장들이 쓴 작품들은 섭렵하고 나면, 좀더 현대로 와서 다른 작품들을 찾아 읽을 수 있겠다.  우리나라에도 추리소설을 표방하는 작품들이 있지만, 굳이 토를 달자면 '추리'보다는 '첩보'물에 가깝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물론 이는 전적으로 나의 좁은 소견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접해본 얼마 안되는 작품들은 모두 그랬던 것 같다.

 

전단편집 3부작은 구매하여 소장할 필요가 있다.  아마도 슬그머니 절판되어 버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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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2-06-05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양반 소설은 괴기물이 많죠.정통추리물로는 '이전동화'가 좋더군요.괴기물 중엔 장편으로 <외딴섬의 마인>이 으시시해서 읽을만했어요.

transient-guest 2012-06-06 00:48   좋아요 0 | URL
오호 구해보고 싶네요. 그러고보니 단편집을 위주로 읽은 것 같아요. '음울한 짐승'인가, 동서에서 나온. 정말이지 포를 닮은 것 같네요, 란포는요.

노이에자이트 2012-06-06 11:39   좋아요 0 | URL
란포 전단편집 2권에 '음울한 짐승'이 실려있고, 1권에 '이전짜리 동전'이 실려있어요.

<외딴섬의 마인>은 동서문화사에서 <외딴섬 악마>라는 제목으로 나왔군요.

transient-guest 2012-06-07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이에자트님:

맞아요. 내용이 겹치는 부분이 많이 있더라구요. 제가 동서미스터리문고로 먼저 '음울한 짐승'과 '외딴섬 악마'를 읽었거든요. 그래도 뭐 전단편집이라는 거창한 제목의 3권을 가지고 있는 것도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