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전차여행
방진원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철덕후는 아니지만, 기차나 전차와 같이 고풍스러운 이동수단은 알 수 없는, 막연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영화의 영향도 있겠고, 책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하얀 눈이 덮인 작은 도심을 전차를 타고 다녀보는 것은 일종의 문화적인 또는 감성의 호사가 아닐까 싶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나의 눈길을 끌었고, 어제 저녁 때 따뜻한 햇살을 받으면서 뒷뜰에 앉아 읽어버렸다.

 

내용은 이런 종류의 책이 그렇듯이 대단한 것은 없다.  굳이 말하자면 인터넷 블로그의 여행후기 정도의 글빨과 느낌이 딱이다.  또한 대단한 곳을 마구 돌아다닌 것도 아니고, 그냥 전차를 타고 홋카이도 일대의 도시를 이리저리 다니면서 본 것들과 느낌을 사진과 함께 정리해 놓은 것이니 무엇인가 철학적인 여행기를 기대하지는 말자.  '비싼' 곳을 마구 돌아다닌 것도 아니니 이쪽도 별건 없다.

 

그저 예쁜 모습, 눈에 덮인 시가지, 건물, 음식점, 전차, 이런 것들을 소소한 글과 함께 담아 놓은 여행 소품집이라고나 할까?  중간 중간 전차 노선도, 지도, 음식점 사진, 도움이 되는 일어를 적어 놓은 것은 저자의 배려라고까지 보인다.  이 책 한 권이면 저자가 돌아다닌 곳은 무리없이 다 구경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지금은 대리만족으로 끝이지만.

 

눈이 한 가득 내리는 날 전차를 타고 눈덮힌 도시를 구경하다가 추워지는 저녁이면 라멘집 다찌에 앉아 맥주 한잔과 삿포로 라멘을 먹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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