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거북이들에게 - 열심히만 살아서는 안 되는 충격적인 이유
로버트 링거 지음, 최송아 옮김 / 예문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그럴듯한 미사여구를 늘어놓으며 믿는 그대로 될 것이라는 말, 끌어당김, 생각만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공허한 말이 가득한, 일상생활에서 마주치게 되는 현실적인 이야기는 모두 뺀 그런 자기계발서들과는 확실하게 차별되는 책이다.  물론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들 또한 결론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꿈만 꾸고 있어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로 끝나지만,  꿈과 노력으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말만으로는 현실의 높은 벽, 정확하게 말하자만, 인간-인간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일을 넘을 수 없다는 것을 저자는 강력하게 주장한다.  그것도, 험하디 험한 부동산 brokerage market에서의 전문가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말이다.

 

사회라는 정글에서 통하는 논리는 오로지 하나 '약육강식'이라는 것.  모두 각각의 관점과 룰에 따라 타인의 '돈'을 먹으려고 하는 살벌한 판이, 온갖 예의와 장식, 말, 행동으로 치장한 이판의 본모습이라면, 살아남기 위해서는 룰을 파악하고 어떤 유형을 어떻게 막아내는가에 따라 생존/성공확률이 높아질 수도 있고, 기껏 열심히 일해서 몫은 다 빼앗기거나, 푼돈으로 만족하면서 살 수도 있다는 저자의 말은 내 practice, 겨우 3개월이 지났지만, 이를 한번 돌아보게 만들었다.  궁극적으로 '유료상담'에서 '수임'으로 가는 방법이 맞다는 확신을 심어주면서 말이다.  지금은 이름을 알리기 위해 가급적 상담은 그냥 해주고 있지만, 결국 내가 내 시간을 쓴다는 것은, 그만큼 보상이 따라야 정당한 일이니, 고민해볼 문제이다.

 

이 책에서 가장 남는 내용은 정글에서 마주치게 되는 하이에나들의 분류인데, 이렇다

 

1. A타입 - 대놓고 뺏는 타입 - 사기도 치고, 유리한 포지션으로 말도 안되는 압박을 가하는 일종의 사채업자 같은 타입이다.  상대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  조심하면 되니까.

2. B타입 - 관심없는 척 하면서 뺏는 타입 - 가장 까다롭고 spot하기 어렵다고 한다.  일종의 유체이탈형 및 다중인격성 인간인데, 내가 같이 일하던 누구가 딱 이랬다.  항상 사회정의, 진보, 좌파, fairness를 내세우지만, '돈'이나 '이권'이 결정되는 마지막에는 결국 다 털어가려는 사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자고 만난 자리에서 협상을 시작하면서 자기 눈을 보여주지 않기위해 선글라스를 낄 정도라면 말 다했지 싶다.  이런 사람의 미사여구에 최면을 당하면 안된다고 강변하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예로 든다. 

3. C타입 - 미안해하면서 뺏는 타입 - 이 역시 조심하면 되고, 막장으로 가면 압박에 약하기 때문에 그나마 damage control이 가능한 타입이라고 본다. 

 

위의 유형처럼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 다양한 변종과 combination이 물론 존재하지만, 큰 프레임안에서 정리가 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B타입이 가장 많은 것 같다.  순전히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아! 그러고보니 C타입도 경험은 해 본 것 같다.  나의 전 직장이 B타입 boss와 C타입 따까리로 운영되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런 것들과 다른 경험들이 합쳐져 나만의 큐가 있다. 

 

직업적인 특성상 비즈니스 관계로 미팅을 하거나 할 때, 어떤 누구라도 다음과 같은 종류의 말을 하면 나는 함께 일을 할 수 없거나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일단 보게 되는데 바로 이 말.

 

'저는 돈을 벌기 위해서 이 일을 하는게 아닙니다' '우리같이 믿는 사람들은 그러지 않죠'

 

내 경험상 이런 말을 하는 인간들치고 제대로 된 사람을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말을 들으면 내 마음속에서 red light이 팍! 켜지면서 조심하게 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난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을 신용하지 않는다.

 

해결책에 대한 설명과 예는 어느 정도까지만 눈에 들어온다.  워낙 부동산 deal에 국한이 되는 이야기이고 30년 이상된 이야기들이니까.  지금은 저자가 경험한, 법적으로 미숙하여 일어났던 많은 일들이 standardize된 형식으로 법적 요건을 지켜가면서 진행이 되기에.  하지만, 이야기의 큰 줄기를 보면 얼마든지 또 어떤 분야에서든지 적용이 가능한 이야기들 같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대접받는 것이 당연한 사람으로 태도를 바꾸는 것.  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모든 준비를 완벽하게 갖추되, 현실의 벽 - 외적인 요소, 즉 통제와 예측이 불가능한 요소 - 을 인정하여, 일이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털고 가던 길을 갈 수 있는 여유와 현실감각으로 무장할 것.  거기에 더해, A, B, C 유형을 파악하고 대비하며 조심할 것.  이것이 내가 배운 내용으로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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