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취해 놀다
김화성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앞서 이야기한 최성각의 '나는 오늘도 책을 읽었다'가 읽는 내내 나를 처연하게, 슬프게 만들었다면, '책에 취해 놀다'는 그야말로 책을 통한 사람의 사귐과 풍류를 보며 한 가슴 푹 빠져 놀게 하였다.

 

무거운 주제와 형식, 담론을 피하고, 저자는 가볍게, 편하게, 여러 주제에 접근하는 것을 설파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사상과 시론이 한줄한줄의 글에서 촌철살인의 기술로 표현된다.  '이제 한국에선 돈 없는 자는 더 이상 한국인이 아니다' 라던가 '세상 어디나 관리들은 다 똑같다.  미국 행정이나 한국 행정이나 별 차이가 없다.  사건이 터지면 온갖 비리가 드러난다.  그러면서도 밥그릇 싸움에는 박이 터진다'로 현 세태나 행정에 대한 평가를 논한다.  소위 젠체하는 지식인이나 진보/보수에 대한 그는 권정생과 장일순의 말을 인용한다 "말은 하면 할수록 자꾸 문제가 생긴다.  말이 무슨 소용이 있나.  다소곳이 시골에 내려와 일하면 된다.  위대한 사람이 없는 세상이 정말 훌륭한 세상이다."  입으로만 열심히 떠들고 짓고 박으며 죽어라고 싸우니 이 시대의 인물들에게서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한다 '왜 이 시대의 운동가들은 민중을 위한다면서 민중과 자신들을 격리시키는가."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느껴봄직한 말이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이렇게 무위스럽게 책을 논하는 것 또한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된다.  우직한 기존 독서후기나 책 이야기도 좋지만, 떄로는 이렇게 가볍게 툭툭 던지는 책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렵지 않게 읽어내려갔으나 지나고 보면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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