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정봉주 - 나는꼼수다 2라운드 쌩토크: 더 가벼운 정치로 공중부양
정봉주 지음 / 왕의서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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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국에서 넘어오는 비행기에서 다 읽었다.  폭풍집필 중이라던 그의 말처럼 매우 빠른, 한 호흡에 읽히는 이 책은, 장정일의 표현을 빌리자면, 매우 열정적으로 쓰여진 것 같다 (독서일기 어디에선가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를 한숨에 읽은 장정일이 그 느낌을 그렇게 표현하였다).  이 책이 나오던 시점만해도 정봉주는 우리와 함께 웃고 떠들며 '나는 꼼수다'를 통해, 그리고 다수의 TV토론과 거리유세를 통해 그간 가카정권이 우리에게 주는 스트레스를 '투표'로 풀도록, '행동'으로 풀어내도록 '계몽'하고 있었다. 

 

그때만해도 이 파렴치한 정권이 그를 놓아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다.  아니, 최소한 대법원이라면, 이 나라를 이루는 행정-입법-사법에서도 어쩌면 가장 중립적인 위치를 차지한다고 볼 수도 있는 사법부의 최고기관이라면, 누가봐도 뻔한 가카치하의 정치사건이 분명한, 그리고 형평성이나 합법성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는 정봉주의 기소건에 대한 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 조금은 희망했었다.  더우기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가카정권의 레임덕 현상을 볼 때, 적어도 대법원이라면, 굳이 양심이 아니더라도, 법리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가카정권에게 '쫄지'는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쬐끔이지만.  

 

그러나 이 파렴치한 정권은 정말이지 제대로 쫄았나보다.  정봉주에 대한 기소건이 무죄로 결론지어질 때 나올 가카유죄설, 그리고 이후 총선과 대선에서 작용할 정봉주의 BBK 이슈제기 및 가카의 치부 건드리기에 대한 무섬증이 아마도 대법원의 판결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작용하지 않았다 추정된다.  이런 류의 인간들이 그렇긴 하다.  체면도 명예도 없고 오로지 밥그릇을 지키는 본능에 충실한 이런 류의 인간들은 말이다.  그러니 적어도 한국에서는 부정부패, 특히 정치부정부패범에 대한 기소나 잣대는, 형량은 낮아지고 정봉주나 주진우 스타일의 정치 케이스의 형량이나 기소율은 높아지는 성향을 보일 수 밖에 없나보다.    

 

이 책은 정봉주의 눈으로 본, 그리고 직접 쓴 '나는 꼼수다'에 대한 이야기, 정봉주의 background, 정치활동, BBK당시의 활동, BBK이슈, 그리고 가카치하의 자원외교꼼수와 허실, 그리고 정권의 언론장악-조작을 통한 여론장악 및 견제에 대한 이야기로 크게 이루어져 있는데, 상당부분은 그간 '나는 꼼수다'에서 다루어진, 그리고 정봉주가 직접 이야기한 이슈들이다.  하지만, 이를 글로 정리하여 놓았기에 다시 한번 읽어봄직한, 그러면서 가카정권을 위시한 또라이 정치인들에 대한 분노를 새기기에 좋은 글이다. 

 

기억하자, 정봉주가 그의 활동과 이 책을 통하여 말하고자 함을, 아니 그가 의도하지 않았다고 나에게 남은 가장 큰 것.  투표란 결국 덜 나쁜 사람을 뽑는 것이고 이 과정을 통하여 꾸준한 여과를 통해 '덜 나쁜' 사람이 비교적 '나은' 사람이 되도록 하는 것이라는 이야기.  지난 2007년 대선 이후 확고하게 자리잡은 나의 철학이기도 하다.  그렇지 못하고 양비론 물타기에 의한 정치 허무주의에 빠지면 가장 나쁜 놈들만 정치판에 남는다는 것인데, 작금의 한나라당이나 가카 administration을 보면 그야말로 100% 옳은 말인 것 같다.  가카정권을 정점으로 한 우리나라의 또라이 보수는 정말 나쁜 놈들이라는 말도 덧붙이고 싶다.

 

얼마 안되는 인세라도 정봉주와 가족에게 도움이 되길, 그리고 우리의 꾸준한 관심으로 그가 잊혀지지 않길, 나아가 우리 모두가 그를 비롯한 이 사회의 양심수들과 정치테러의 희생양들, 그리고 가난한 이웃들을 기억할 수 있길.  총선과 대선의 투표를 통하여 가카의 한없이 꼼꼼한 '은총'과 '은혜'에 보답하는 우리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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