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정치 - 김어준의 명랑시민정치교본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 / 푸른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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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난 후 여러 번인가에 걸쳐 리뷰를 써보고 싶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글의 제목도 마땅한게 떠오르지 않았고, 생각도 정리가 되지 않았기에 쓰다 지우기를 반복하고 있었던 것이다.  잠시 쉬고 있는 지금, 긴장이 풀린데다 여독이 겹쳐 갑자기 몸이 넘 아프기는 하지만, 생각이 정리가 되는 듯 하다.  지난 시간과 함께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고 할까? 

이 책을 읽고나니, '닥치고 정치' 전에 먼저 읽은 것으로 추정되는 '조국 현상을 말한다' 그리고 '닥-정'이후 읽은 '나꼼수 뒷담화'를 함께 읽는 것이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나는 꼼수다'로 '딴지일보' 총수로서의 그간 쌓인 명성을 안드로메다 급으로 업그레이드한 김어준은 과연 누구인가에 대한 이야기.  그보다 더 왜, 그리고 어떤 목적을 가지고 '나는 꼼수다'를 기획하였는지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 그가 생각하는 정치에 대한 이야기와 현 정치판의 인물평, 이런 것들을 대담형식으로 엮어냈다.  이 책을 보고 나서야  막연히 satire형식을 빌린 정치풍자정도로만 생각했던 '나는 꼼수다'가 사실은 '혁명' 내지는 '거사'에 준하는 치밀한 계획과 구성의 산물임을 알 수 있었다.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직선제, 대의 민주주의, 그리고 풀뿌리정치는 지난 50년간의 치열한 투쟁의 산물이었다.  그런데, 김대중-노무현으로 이어지는 10년간의 민주정의 결과, 당연하게 이 민주정치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틈을 노리고 독재시절의 망령과 추종자들이 등장하여 '경제 first!' 내지는 '누가되든 일만 잘하면 그만' 따위의 '허위광고'를 내세우고, 기성언론의 supplementary effort에 힘입어 대중을 호도한 결과가 가카류의 정권과 지난 4년간의 '난잡'인것.   그리고 이를 이어가기 위한 국민 대다수를 '쫄'게 만드는 갖가지 악행들.  김어준은 이에 반기를 든 것이라고 난 생각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때 결심했다고 한다.  '이딴 (아마도 조중동, 정치검사, 가카, 등등으로 추정되는 세력) 놈들때문에 '이런'사람이 죽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그는 '결심'한 것이다.  '두고보자'라는 앙다문 입과 머릿속에는 이미 미래의 구상이 떠올랐다는 것.  바로 이점을 볼 때 나는 그를 천재 이상, 늘상 말하는 행동하는 지식인 내지는 행동하는 진보라고 보는 것이다.   

지난 세월을 보건데, 김대중-노무현으로 이어지는 세월 동안 나의 의식도 많이 무디어졌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을 일깨워 준 사람들이 꽤나 있는데, 이는 참으로 감사할만한 것이다.  일깨워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처럼 입진보로 살지 말아야 한다는 것까지 배운걸 생각하면 정말로 감사할 일이다. 

예컨데, 입진보개독교, 즉 진정한 신앙인이 아닌 자들과 일맥상통하는데, 이런 것이다.  자기들의 정서나 머릿속에는 소위 친서민, 절대다수의 대중, 진보, frontier; 종교인으로 치면 신실한, 정말로 독실한 신앙인 이라는 건데, 이건 절대적으로 어디까지나 그들의 머릿속에 머문다.  나오는 행동은 전-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가까이에서 목격한 입진보는 이런 류의 행동을 잘 한다.  예를 들면 자기가 착취하는 직원/착취대상을 앉혀놓고 진보정치, 사회정의에 대해 운운하는 것인데, 가카께서 '도덕적으로 가장 완벽한'운운하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겠다 (기실 입진보를 보고나서 느낀 건데, 가카께서는 정말로 그렇게 믿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 - 즉 자기는 서민출으로써 정말로 열심히 살아서 현재 자리까지 왔다고, 그리고 자기의 행동은 당연한 것이라고).  개독교라고 욕먹는 '유사 크리스천'들도 마찬가지인데, 결국 이들의 신앙이나 신념은 자신들의 정서와 머릿속에만 머물 뿐인 것.   

이런 면에서 김어준같은 종류의 사람은 다른 것이다.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지식-신념'은 아무것도 아닌 '유체이탈'적이고 '다중인격'적인 입진보의 byproduct일 뿐이다.   

이 책을 읽는 분들은 모두 기억하시기를.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으면 우리들의 말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아니 말과 일치하는, 우리의 진보의식, 또는 지식-신념과 일치하는 행동을, 삶을 살지 않으면 우리는 가카류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좀 덜하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가카류의 위치에 올라가지 못했기 때문일 것.  그러므로 닥치고 행동!이다. 

쓰고 나니, 역시 두서가 없고 정리가 안된 듯.  책의 내용, 느낀점과,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들이 모두 따로 노는 느낌.  나중에 다시 정리가 필요할 듯하다.  이런 점을 감안하고 읽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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