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니 나라고 해야겠다, 내가 아는 허균의 이야기는 대략 이렇다.  현실세계에 불만을 품은 이상주의자, 홍길동의 저자 내지는 편자, 시와 서로 당대의 최고라는 인정을 받았던 천재, 한국의 유가와 도맥을 잊는 사람, 허난설헌의 동생/아니면 오빠...광해군 때 모함을 받아 사사됨. 

그런데 나의 전작대상작가인 김탁환의 허균, 최후의 19일을 읽어보니 그게 다가 아니다.  서자들을 규합하여 역성을 꿈꾼 시대의 기린아.  그 목적을 위하여 이이첨과 손을 잡고 광해의 수족이 되어 앞으로는 나쁜짓을 도맡아 하면서 뒤로는 지사들을 규합하여 사병양성을 하고 범궁을 꿈꾸었던 희대의 지사.  이 책은 허균의 삶이 무너지는 최후의 19일에 대한 이야기를 마지막 19일부터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역성혁명의 마지막 단계를 실행하는 첫 날에서 끝이난다.  매우 기이하고 특이한 구성이라고 생각이 된다. 단지 구성만 그런 것이 아니고, 읽는 내내 기분이 묘했다.  절망에서 희망으로, 마치 비디오 테잎을 rewind하면서 보는 그런 느낌이었고, 그렇게 이 책에서는 죽은 인물들이 살아나서 활보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 희망에 불타는 데에서 끝난다.  소설 자체는 그렇게 특이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허균이라는 인물에 대해 홍경래에 대한 것 만큼이나 상당한 궁금증이 든다. 

허균의 초당집이나 기타 산문말고 구체적인 허균에 대한 자료를 보고 싶다.  시대를 뒤엎을 생각과 행동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특히 조선시대처럼 사고가 경직되었던 시대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과연 허균은 어떤 사람이었나?  궁금증은 커져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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