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한 독서본능 - 책 읽기 고수 '파란여우'의 종횡무진 독서기
윤미화 지음 / 21세기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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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특이한 인생관과 현재 생활 및 독서편력으로 온라인에서는 꽤 이름이 알려져 있는 분이다.  전업작가로 살지 않기 위해, 그러나 글도 쓰고, 책도 읽으며 살기 위해 선택한 귀농, single life 등만해도 이 분의 비범하지 않은 인생관을 볼 수 있다만, 흉내내기는 쉽지 않을 듯.   

책을 읽는 사람으로서 타인의 독서편력이나 서재를 옅보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  이런 의미에서 소위 '독서일기'류의 책들은 항상 나의 흥미를 유발하는 것 같다.  나도 언젠가는 글쓰기를 충분히 연습하여 이런 흔적을 남기고 남들과 나누어보고 싶다.  다음은 이 책에서 옮긴 글:  

2010 8 29일 낮 2 55분에 깐깐한 독서본능에서 옮기다.

 

맑은 날 밤에 고요히 앉아 등불을 밝히고 차를 달이면

온 세상은 죽은 듯 고요하고 이따금 멀리서 종소리 들려온다.

이와 같이 아름다운 정경 속에서 책을 펴 들고 피로를 잊는다.

비바람이 길을 막으면 문을 닫고 방을 깨끗이 청소한다.

사람의 출입은 끊어지고 서책은 앞에 가득히 쌓여있다.

아무 책이나 내키는 대로 뽑아 든다.

시냇물 소리 졸졸 들려오고 처마 밑 고드름에 벼루를 씻는다.

이처럼 고요가 둘째 즐거움이다.

낙엽이 진 숲에 한 해는 저물고 싸락눈이 내리거나

눈이 깊이 쌓였다.

마른 나뭇가지를 찾아 바람이 흔들며 지나가면 겨울새는

들녘에서 우짖는다.

방안에 난로를 끼고 앉아있으면 차 향기 또한 그윽하다.

이럴 때 시집을 펼쳐 들면 정다운 친구를 대하는 것 같다.

이런 정경이 셋째 즐거움이다.

 

­­_허균, 한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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