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중반에, 그 간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Borders Bookstore의 파산신청이 실제로 이루어졌다.  회사의 CEO편지에 의하면 이에 따라 상당한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것이며 약 2-300개의 지점이 문을 닫게 된다고, 하지만, 서점 자체는 계속 존속될 것이라고 한다.  Borders는 이전에도 여러 번 파산전 단계까지 갔다가 구조금융으로 다시 경영을 활성화하여 지금까지 겨우 버티어 왔었는데, 결국에는 그것조차도 어려워진 것이 아닌가 싶다.   

책을 잘 읽지 않는 요즘 세태에 설상가상으로 아마존같은 온라인 서점의 가격경쟁에 밀려 책 읽기 좋은 카페와 무료 wi-fi까지 설치하여 회생을 노려봤지만, 발품을 팔아 직접 책을 사는 사람보다는 무료로 잡지나 신문을 읽으면서 싼 값에 음료수를 마시면 인터넷을 즐기거나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기에 아마도 상당기간 적자를 누적해왔을 것이다.   

대형서점의 대두와 함께 작은 동네의 unique한 서점들이 하나 둘씩 없어지고 시작이 대형서점과 온라인서점의 양두체제로 재편된 상태에서 간신히 작은 헌책방이나 영세서점이 명맥을 이어온 지금, Borders의 파산과 구조조정이 새삼 마음이 아픈 것은 왜일까? 

아마도 그것은 산타크루지 지점의 closure소식 때문이 아닐까 싶다.  UCSC대학 타운에 하나 있던 이 대형서점은 다운타운의 다른 카페들과 함께 상당 기간 동네의 사랑방, 공부방, 그리고 도서관 역할을 해왔었다.  특히 다른 지점들과는 다른 이 도시의 liberal한 분위기 때문인지 여러 면에서 상당히 너그러운 shop으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커피를 마시면서 무료로 잡지, 신문, 그리고 책을 양껏 읽을 수 있는, 그리고 정말이지 하루종일 죽치고 앉아 공부도 할 수 있었던 그런 좋은 공간이 이 서점이었던 것이다.   

그랬던 산타크루지 지점이 지난 토요일을 시작으로 재고처리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이메일로 받았다.  모든 책들이 20-40%까지 off라는 소식에 그간 미루어 두었던 책 구입과 함께 마지막으로 한번 더 내가 지난 십여년간 매우 즐겨 찾고 사랑해마지 않던 그 곳을 다시 한번 둘러보았다.  추억이 많이 배어있는 장소인데, 이렇게 사라지는 것이 참으로 쓸쓸하고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  죽치고 앉아서 책을 보던 기억, 공부하던 기억, 힘들때 무작정 가서 앉아 잡지를 뒤적이던 기억이며... 

이제 위의 사진과 내 기억만이 남겠구나 싶어 더욱 아쉽다.  그래도 그곳에서 사 읽은 여러 책들은 고스란히 남아 있겠다는 생각으로 위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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