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헌터 D 1 - 저주받은 신부
키쿠치 히데유키 지음, 안종두 옮김 / 시공사 / 1998년 12월
평점 :
절판


Vampire Hunter D라는 책은 공상과학과 호러라는 두 장르를 매우 교묘하고 흥미롭게 섞은 Sci-Fi Horror라고 할 수 있는 이종교배장르의 대가인 키쿠치 히데유키의 명작이다. 현재 영문 번역본으로는 14권까지 나와있는 이 책을 나는 원래 일본 아니메로 처음 접했다. DVD라는 것이 없던 시절, 비디오를 통해 재생되는 아날로그 화면은 당시 일본 아니메를 처음 접하던, 상당히 늦은 편인, 고등학생인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비록 그림체는 좀 낡아 보였어도, 스토리와 비주얼은 이후 내가 이 시리즈, 나아가서 키쿠치의 작품들, 그리고 일본 아니메의 팬이 되는데 큰 역할을 했음이다.

세세한 스토리는 스포일을 피하기 위해, 그리고 중간중간 끊긴 내 기억을 위해 접어두도록 하자. 일단 세계관만 파악해도 이 책은 매우 흥미롭다. 방금 전의 인터넷 검색에 의하면 출판 후 85쇄까지 나왔다니 전 세계의 독자들도 나와 공감하는 것 같다.

이 세계는 서기 1만년 하고도 2천년의 세상을 배경으로 하는데, 우리의 21세기 시대가 훨씬 더 지났을 때의 인류의 황혼기에 갑자기 나타나기 시작한 벰파이어들이 “귀족”으로서 세상을 지배하고, 인간들을 피와 노동, 그리고 잔인한 실험과 쾌락의 대상으로 삼아 암흑기에 빠뜨린 밤의 시대를 거쳐 다시 벰파이어들의 황혼기를 지나, 인류가 겨우 recover하기 시작하는, 하지만, 벰파이어와 그들이 만들어낸 괴물들이 공존하는 시대이다. 이 밖에도 서부시대와, 중세, 그리고 미래의 과학세상을 교묘하게 배합한 미신과 과학이 공존하는 시대로써의 무대장치는 이 시리즈를 매우 재미있게 만들어 주고 있다.

1998년경에 한국에도 번역되어 들어오다가 말은 것 같은데, 일본적인 세계관 때문에 그리고 1999년을 앞두고 있던 시대의 “merit”이 모두 없어져버린 덕에 품절이 된 것 같다. 그런 작품을 요시타카 아마노의 원작 일러스트와 함께 읽어가고 있으니 상당히 행복하다고 하겠다.

모두 16권이 마지막이라고 하는데, 아직 2권이 더 남은 결말이 궁금하다. 특히 절대로 죽지 않고, 지지도 않는 D는 과연 모든 벰파이어들을 다 없앨 것인지? 그러고 나면 그 자신도 없어질 것인지?

이 작가의 책으로 유명한 것들은 D시리즈 외에도 요수도시 신주쿠 (극장판 아니메화된 바 있다), 요수도시등 매우 많은데 놀랍게도 상당량이 영문으로 번역되어 나와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모두 구해서 읽어 볼 것을 계획하고 있고, D시리즈는 16권까지 모두 완결하면, 서재를 구비하게 되는 시기에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읽어 일세 영웅과 매우 흥미로운 세계의 맺음을 기념하려 한다. 국문으로도 계속 번역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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