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듣던 이야기. 나이가 들었다고 느끼는 첫 번째 순간은 동년배 지인들의 부모님의 부고를 들었을 때라는 말. 다행스럽게도 아직 가까운 친구들 부모님의 부고를 듣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금년엔 누군가의 남편이 나보다 어린 나이에 급성 암으로 반 년간 투병하다가 돌아가셨고 이번 추수감사절연휴의 일요일 갑작스럽게 나보다 12살 정도 많은 사촌형이 급성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일을 하는 와중이라서, 그리고 하필이면 꼭 끝내야 하는 일도 있고 해서 장례식에 맞춰 Boston을 다녀오게 되었다. 늘 한번 보자, 같이 놀러가자 하면서 일정을 맞추지 못하고 있었는데 온 가족이 함께 가는 이번 길이 그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한 여행이 되었으니 참으로 할 말이 없다. 일찍 성공해서 한번 이혼을 하면서 많은 재산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금방 재기해서 50이 되면서 은퇴하여 케러비안으로 플로리다로 이리 저리 다니면서 인생을 즐기던 그는 본격적인 은퇴를 위해 Tampa Bay에 큰 집을 구해서 가족들과 친척들, 친구들을 초대해서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들었는데...이런 저런 setback 에도 불구하고 자식들을 자랑스러워하면서 근황을 전하던 것이 금년 5월이었고 고작 지난 주 목요일의 추수감사절에 맞춰 문자로 인사를 나눴으니 너무도 갑작스러운 비보에 술에 만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새벽에 잠이 깬 후 다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오늘까지 일을 밀어붙여서 이번 주에 할 것들은 거의 다 끝냈고 내일 잘 마무리를 하는 것으로 이번 주의 업무는 끝날 것이다. 아직 살아계신 그의 노모 (내 고모)도, 그의 두 번째 아내도 참으로 안 됐다는 생각만 든다. 


장례는 그의 유쾌한 지난 십 년을 추억하면서 파티처럼 꾸며질 것이라고 들었다. 부의금은 따로 없고 형편에 맞춰 그가 지원하던 재단에 기부를 하는 것으로 갈음될 것이라고 한다. 항상 대비가 철저했으니까 이런 상황에 맞춰 미리 그의 네 자녀들과 부인, 동생, 노모에게 알맞게 모든 것을 배분했기를 바란다. 


이제 곧 60을 앞두고 이렇게 허망하게 가버렸으니 그의 사람됨을 생각하면 더욱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인생이 무엇인지, 신의 뜻은 어디에 있는지, 왜 좋은 사람들은 빨리 가는지, 나쁜 놈들은 멀쩡하게 사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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