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읽은 것이 없었던 탓에 페이퍼를 쓸 일도 없고 딱히 페이퍼가 써지지도 않았다. 여기나 거기나 길보단 흉이 많은 듯한 시절을 지내는 것 같아서 일하고 먹고 자고 운동하고, 내 앞가림이나 잘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이젠 딱히 바뀌지 않는 인간들에게 뭔가를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사람마다 타고난 그 업보에 맞게 살다 가겠거니 한다. 간호법도 양곡법도 결국 찍어준 자들까지도 짓밟는 걸 보고도 다수의 그들은 또 왜구당을 찍을 것이라서 일부 선량한 피해자들에겐 참으로 미안하지만 사실 당연한 결과라서 별로 대다수의 그들에겐 특별히 불쌍한 맘이 없다.


워낙 판본이 많고 내가 읽은 것도 이미 예전에 영화와 함께 나온 것이라서 알라딘의 database가 넓다 한들 딱 맞는 걸 찾을 수는 없는 것이다. 내 책읽기가 늘어진 이유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다고도 볼 수 있는 영어책 읽기의 LOTR 시리즈 읽기의 두 번째 단락이 끝났다. 영화로는 느낄 수 없는 생생함이나 묘사도 좋았고 어떤 면으로는 영화보다도 더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점이 있어 좋았다. 다시 말하지만 이렇게 쉬운 단어와 문장으로 이런 걸작을 썼다는 것에서 톨킨의 천재성을 보게 된다. 적어도 우리가 아는 판타지의 세계관과 시스템을 사실상 확립했다고 볼 수 있는 작품이라서 판타지의 팬인 나에겐 이번의 일독은 큰 의미가 있다. 왜 하필이면 약하디 약한 호빗만이 반지의 마성에서 뿜어져나오는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일까? 전에 History Channel에서 LOTR과 톨킨에 대한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방영한 걸 보면서 많은 분석과 배경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있게 본 기억이 난다. 



시리즈 세 권을 전부 읽어도 한 권을 읽은 평과 달라질 건 없다. TV단막극을 보는 듯한 도입부와 전개도 나름 좋았고 범인을 미리 알려준 후 범인이 셋팅한 알리바이를 아주 느릿느릿 하지만 날카롭게 하나씩 부수어가는 콜롬보의 방식도 TV에 딱 맞는 것 같다. 지금와서 보면 조금 단순하거나 유치한 모티브도 있지만 워낙 어릴 때부터 들어온 '형사 콜롬보'를 TV가 아닌 소설로 접하는 것 자체로 즐겁다. 


경찰을 수족으로 부리기 위해 치안감 같은 자리를 만들고 충성경쟁을 시키는 작금의 법비들, 그리고 이를 이용한 사실상의 독재가 현실이 되어버린 한국은 다시 나에겐 빼앗긴 땅이 되어버렸다. 좋은 형사나 경찰이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은 하지만 좋은 검사가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은 결코 다시 갖지 못할 것이다. 욱일기를 단 일본군함이 한국에 입항하고 욱일기에 경례하는 한국군의 모습을 보게 되고, 한국의 대통령이 마치 일본의 하수인처럼 그들보다도 더 앞장서서 일본의 핵오염수 무단방류를 정당화하고 전범의 과거를 포장해주는 꼴이 아주 가관이다. 알콜성 치매의 굥이야 늦잠자고 일어나 대충 하루를 보내고 저녁땐 술을 마시고 다시 곯아떨어지는 일상이겠지만 그가 똥을 싸는 댓가로 누구는 열심히 국부를 사유재산화하는데 여념이 없을 것이니 역시 독재자의 꿈은 재벌인가 싶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지만 배가 고프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강도짓을 하거나 몸을 파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주에서 다음 주까지는 계속 밀렸지만 결국은 계획한 대로의 일을 해내야 한다. 그 사이사이에 발생하는 급한 일은 그것들대로 처리하면서. 


지난 주였나 물에서 건져줬더나 보따리를 내놓으란 듯한 행동과 말에 질려버린 xx같은 고객이 있었다. 지난 6년 동안 매 2년마다 어쩜 그리 막바지가 다 되어서야 일처리를 맡기는 건지. 그걸 맡아서 처리해주면 어느 정도는 고마운 줄을 알아야 할 것인데 정 반대로 미친 소리를 하니 나도 더 이상 참을 도리가 없었다. 딱히 후회하지는 않고 워낙 촉박하게 처리된 것이라서 무사히 일차 관문을 통과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제 콜롬보 2권, LOTR 3번째 The Return of the King, 그리고 Dresden 시리즈의 Jim Butcher의 아들 James J Butcher가 쓴 파생된 세계관에서의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할 것이다. 여기에 지금 읽고 있는 몇 권도 얼른 끝냈으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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