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책상의 상태 혹은 방의 상태를 그 주인의 머릿속 상태의 reflection이라고들 말한다. 일리가 있는 이 말이 어느 정도 사실에 근접한다면 내 사무실과 책상의 상태로 보건데 나의 머릿속은 엉망으로 물건이 쌓여 정리조차 어려울 정도로 disorganize 된 상태라고 할 수 있겠다. 유감스럽게도 공간의 정리가 처음부터 엉성했고 직원을 염두에 둔 공간의 배치가 결과적으로는 혼자서 일하게 된 지금과 맞지 않는 면도 있어서 어떤 야심찬 reorganization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태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이 시점에서는 이사를 가는 것 말고는 없는데 마침 작년의 첫 3년의 lease가 끝난 후 1년씩 계약을 갱신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해의 lease가 끝나면 당분간 month-to-month로 가다가 공실률이 점점 높아지는 현재의 경기에 따라 좋은 deal을 찾아 사무실을 옮길 생각을 하고 있다. 전적으로 내가 일할 공간이니 나의 편의에 맞추되 최대한 정리정돈이 깔끔한 상태로 처음부터 셋업을 하는 것이 나의 야심찬(?) 계획인데 갖고 있는 책과 다른 모든 것들을 어떻게 잘 펼쳐놓아야 하는지 큰 고민을 하게 된다. 책의 숫자만 해도 그렇지만 영화와 게임 소프트는 완전히 다른 문제인 것이 현재에는 늘어놓을 공간이 없지만 나이가 들어서는 잘 정리해서 즐기고 싶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책은 좀 괜찮아도 다른 것들은 하필이면 유행인 미니멀리즘의 트렌드에 따라, 기술발전에 따라 갖고 있을 필요가 전혀 없는 물건으로 취급을 받고 있기 대문에 더더욱. 결론은 최대한 내가 원하는 형태의 내부구조를 가진 사무실을 좋은 deal에 찾아야 한다는 것. 일단 돌아가는 걸 보다가 괜찮은 위치, 괜찮은 넓이, 그리고 좋은 cut을 발견하면 최대한 negotiate을 해서 3-5년 정도의 계약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신들의 전쟁'은 그 소재와 아이디어의 참신함에도 불구하고 다소 지루하게 이어지는 면이 없지 않았으나 '네버웨어'는 판타지와 성장소설의 요소가 잘 어우러진 좋은 flow의 소설이라서 한 페이지씩 줄어드는 것이 나중엔 무척 아쉬울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다. 북쪽으로 런던으로 취업을 온 주인공은 좋은 직장에 누구나 부러워할만큼 아름답고 지적인 여성과 약혼한 상태. 약간의 공상끼가 있는지 중요한 일을 자주 잊어버리는 탓에 늘 허둥지둥 거리는 것, 그리고 뭔가 연인에게 끌려가는 듯한 인생을 살고 있기는 하지만 딱히 불만은 없다. 어느날 연인과 함께 중요한 약속을 위해 장소로 이동하는 과정에 곤경에 처한 여자애를 도와준 탓에 익숙한 모든 것들의 세계에서의 존재감은 흐려지고 표면의 세계 이면의 다른 세계의 일원이 된다. 자신의 삶을 다시 원상복귀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그 원인을 제공한 소녀를 찾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세계의 다른 면에 존재하는 판타지의 세상으로 가야 한다. 일종의 성장소설의 요소도 갖추고 있는 이 기발한 이야기는 다 읽고나면 주인공이 선택한 결말에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만큼의 기시감을 준다. 판타지의 이면에는 아주 평범하게 어쩌면 줏대없이 타동적으로 살아가던 한 젊은이가 모험을 통해 시련을 극복하고 용사로 거듭난다는 태고적부터 이어내려온 모티브가 뚜렷하게 배여있는 것 같다. 


런던의 밤을 공포로 물들였던 Jack the Ripper의 연쇄살인이 다시 시직된다. wrong place at wrong time 덕분에 범인으로 몰린 Mr. Hyde의 사건의뢰를 받아들인 홈즈와 왓슨은 그의 무죄를 증명하는 '쉬운'일은 금방 해결하지만 살인사건이 계속되면서 맞닥뜨린 상대와 사건의 배후를 탐문하면 할 수록 사건은 꼬여만 간다. 홈즈와 왓슨의 세계가 논리와 이성의 세계에서 전설과 신화의 세계로 들어간 계기가 되었던 이전의 사건에서 잠깐 등장한 Innsmouth 패거리들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건 어인 일일까. 


투명인간과 늑대인간, Dr. Jeykll과 Mr. Hyde, 거기에 Innsmouth건으로 알게된 정체를 알 수 없는 고대의 존재를 부활시키려는 런던의 엘리트그룹. 어떻게 봐도 신나는 요소들로 가득한 Classified Dossier 두 번째 작품. 세 번째는 무려 도리언 그레이와 홈즈의 조우를 그릴 전망인데 9월에 나온다고 한다. 알라딘에는 두 번째 작품이 reference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이미 여러 번 읽은 작품. 여러 번역으로 갖고 있는데 이번의 번역이 가장 엉망이다. 일차 번역기를 돌리고 shadow가 번역작업을 한 것에 그럴듯한 이름을 빌려 감수를 넣은 듯 수준 낮은 번역과 오류로 가득한, 거기에 어울리는 무능력한 편집까지 성의 없이 만든 책의 표본과도 같은 책. 이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을 사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뭐라고 하고 싶어서 새해 첫 페이퍼를 써봤다. 이곳은 1/2이 새해 휴일로 잡혀 있기에 오늘까지는 쉬고 내일부터 다시 업무를 볼 생각이다. 2023년은 더욱 바쁘고 빠르게 지나갈 것이니 하루하루의 시간을 소중하고 생각하고 헛되이 쓰는 날이 없었으면 좋겠다. 


내일부터의 계획은 일단 새벽운동을 다시 살리는 것으로 오후의 걷기에 시간을 배정하고 미뤄둔 프로젝트를 하나씩 끝내는 것으로 무척 바쁠 것이 확실한 2023년의 업무일정에 대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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