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과격한 운동으로 자신을 몰아넣고 싶다. 뭔가 배워보고 싶고, 하루를 정확하게 계획한 바에 따라 일하고 살고 싶다. 일도 그렇고 다른 것도 그렇고 내가 원하는 그대로 살아낼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오늘처럼 뭔가 날씨를 타는 것인지 하필이면 월요일에 무기력증이 도져버린 날이면 아무리 마음을 다잡고 힘을 내보려 해도 힘이 빠지는 것이다. 그런 순간에는 기도를 해도 소용이 없고 그저 다 던져버리고 싶은 마음이 가득할 뿐, 의욕이란 것을 도무지 낼 재간이 없다. 시간이 지나가면 갈수록,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더욱 그런 순간이 시시때때로 찾아올 것이니 get used to it 이라고 하고 넘기면서 다음 날은 오늘 보다 더 낫게 살아야겠다는 각오를 다질 뿐이다. 


이 오갈곳 없는 마음의 이유가 뭔지. 부상으로 인해 chest와 shoulder를 가볍게 하거나 쉬곤 하면서 일주일의 수행을 해나가기 시작한지 꽤 됐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완전히 나아지지는 않고 있음에 조금 짜증이 나기도 하고 절망하기도 한다. 등과 하체를 위주로 단련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push에서 오는 빵빵한 만족감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니 확실히 chest routine이 빠지면 뭔가 심심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날은 갈수록 금새 어두워지고 오전에 해가 뜨는 시간도 늦어지고 있으니 걷는 양이 확 줄어버린다. 일부러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아마 milage가 상당히 떨어질 것이 분명한 2022년의 남은 두 달이니 이렇게 곳곳에 부상을 달고 사는 장년의 운동이라는 것이 결코 만만하지가 않다. 


하지만 역시 아직은 만화처럼, 소설처럼 뭔가 근사한 모습으로 살고 싶은 마음이 남아있기에 나이와 여건에 코로나까지 겹쳐 완전히 미뤄둔 운동에 대한 꿈을 내년에는 다시 살려보고 싶다. 일주일에 단 이틀 정도라도 gym에서의 단련과 걷기/달리기를 넘어서 주먹을 휘두르고 발로 차고, 몸을 굴리면서 악착을 떨어보고 싶은 마음인데, 이런 행위에서 오는 쾌감과 지향성에 기인한 마음의 변화까지 좀더 씩씩하고 건강하고 싶다. 















꽤나 긴 시리즈로 알고 있는데 또다시 이렇게 먼 길을 따라 수집을 늘리게 되었다. 유도만화이면서 청춘만화라서, 게다가 무대는 89년. 고등학교에 입한하여 스스로 유도부를 만든 주인공과 친구들의 알콩당콩한 이야기를 유도라는 무술을 통해 풀어내는, 명작들 중 명작으로 알려진 만화라서 구할 수 밖에 없었다. 꽤나 기다리던 시리즈. 무엇을 하든 부상과 심지어는 갑작스런 심정지를 염두에 두어야만 하는 나이지만 이렇게 가슴이 설레는 걸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은 맘에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주먹을 지르고 발로 차는 것 말고 유도도 괜찮을 것 같은데. 중학교 다닐 때 3년을 배운 경험은 있으나 이 굳은 몸과 관절로 가능할런지? 


점점 더 앞보다는 뒤를 돌아봐야 하는 나이. 한 살을 더 먹으면 뭐가 달라질까? 누구나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 머릿속이나 마음은 그대로인데 겉만 하루하루 유통기한에 가까워 가는 거다. 나이보다 젊어보인다는 소릴 듣는 편이지만 그것도 나이보다 그렇다는 것이라서 들어도 별 느낌이 없다. 몸의 상태가 전체적으로는 나이대에 비해 나은 편이지만 이렇게 잘 다치는 걸 보면 확실히 먹을만큼 먹은 몸이라는 걸 자신은 잘 알고 있으므로 더더욱.


마음은 천변만화로 이리저리 내딛고 있으나 몸은 이곳에 붙박이로 박혀 매일을 업무를 수행해내야만 한다. 꿈꾸는 조기은퇴 혹은 slow down의 시기를 만나려면 절대로 게을리하면 안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눈은 계속 사방을 두리번거리면서 다른 날, 다른 모습으로 살아갈 자신의 모습이 하루 빨리 다가와 지금의 자신과 만나기를 기다리게 된다. 


울적한 심사를 달랠 길이 없는데 이럴 땐 책도, 심지어 술도 도움이 안되는 것 같다. 
















이런 풍으로 글을 썼구나 싶다. 막상 도전하려고 하면 겁이 나는 어마어마하게 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기 전에 프루스트에 조금 발을 적셔보려고 읽었다. 워낙 길게 천천히 오래 읽어서 딱히 내용을 옮길만한 것이 기억에 남지는 않았다. 


언제가 되면 안정적으로 남은 길을 갈 준비를 마치고 이 endless한 나선미궁의 계단에서 발을 뺄 수 있을까.


내일은 다시 한 달이 리셋되는 11월의 첫 날. 뭔가 다르기를 바라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 하루씩 살아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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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11-01 15: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트렌지언트게스님이 계신 곳도 날씨가 꾸물꾸물 했나봐요? 저는 오늘 아침 일찍 나갔기 때문에 어두워서 잘 몰랐는데 일찍 퇴근 하고 병원을 나서는데 참 묘하더라구요. 어쨌든 글 잘 읽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말씀 안 하셔도 늘 열심히 하고 계시는 것이 느껴져요. 11월달 화이팅! 2023년도 화이팅!!^^

transient-guest 2022-11-02 10:03   좋아요 0 | URL
네 오늘은 비도 많이 왔네요. 덕분에 공기가 아주 쌉쌀해졌습니다. 이젠 금방 어두워져서 빨리 퇴근하고 싶어지는 계절이네요.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마음만 급한 날이 많습니다. 님께서도 늘 화이팅! 병원에서 일하시는 것 같은데요, 늘 건강하시고 조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