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턴에서 벗어나 정말 간만에 산타크루즈 해변의 절벽길을 걸었다. 왕복 6마일 정도의 이 길은 West Cliff Drive라고 꽤 좋은 트랙이다. 늘 달리는 사람, 걷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비치로 내려가서 노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인데 하와이를 다녀온 후 물은 너무 덜 깨끗하게 느껴져서 비치로는 가지 않는다. 총 7.09마일을 걷다 경치를 감상하면서 바닷바람을 즐겼다. 다음 번에는 이곳에서 달리기를 해볼 것이다. 예전에는 뛰는 것에는 자신이 없었는데 이미 나도 6마일대를 넘어섰기 때문에 이렇게 경치가 좋은 곳이라면 페이스를 잘 조절하면 충분히 완주할 수 있을 것 같다. 이후 이곳을 걷거나 피어로 내려가서 가볍게 아침을 사먹고 다시 이곳에서 2마일이면 올라가는 UCSC의 방대한 교정의 산공기를 즐기는 것도 좋겠다.


UCSC는 내가 대학을 나온 곳인데 산속에 캠퍼스가 있어서 공기가 쌉쌀한 가을에서 겨울밤의 낭만이 특히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 95년도에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밤 열 시에 나올 무렵의 그 공기와 희망이 충만했던 느낌은 아직도 생생한데, 대학을 졸업한지 어언 20년이 넘었으니 세월이 무상하다.


하와이가 너무 좋지만 산타크루즈처럼 배산임수가 그야말로 절묘한 곳도 아주 좋다. 학교가 위치한 지점의 동네는 말하자면 낮지만 산에 가깝고 거기서 일자로 쭉 내려가면 바닷가가 나오는 것이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당시만해도 A/C가 없이도 충분히 시원하게 여름을 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닌가 싶다. 


다음 주에는 조금 더 즐길 수 있게 미리 준비를 하고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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