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네 시가 되었을 무렵 갑작스런 피로를 느끼고 짐을 챙겨 잠깐이라도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나왔다. 사무실은 넓지만 정리가 덜 되어 아직은 많이 어수선하고 무엇보다 일을 하는 공간이라서 그런지 책을 펼쳐도 딱히 쉰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쉼이라는 건 단순히 일을 하지 않는 상태가 아닌, 시각, 후각, 청각, 촉각 등의 다양한 감각의 느낌이 바뀌는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 주의 목표에서 정한 최소한의 업무를 오늘까지는 진행을 했고 내일까지는 또 하나의 케이스를 마무리하고 접수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무리를 하면 금요일까지 큰 케이스를 몇 개 더 진행을 하고 다음 주부터는 한 주의 지향을 미루고 또 미뤄온, 어디에 맡길 수도 없을, 내가 아니면 아무도 대신 해줄 수 없는 회사의 홈페이지정비에 쓰면 좋겠다.  


팔도 여전히 아프고 날은 더워서, 무엇보다 계산해보니 지난 주 수요일이나 목요일부터 5-6일을 연속으로 운동을 했기 때문에 하루는 쉴 생각이다. 새벽에 다섯 시에 눈을 뜨기는 했지만 몸이 너무 무겁게 느껴져서 달리기와 요가를 포기했는데 내일 좀더 몸을 혹사볼까 생각하고 있다.  이상적으로는 가벼운 달리기 후 요가, 그리고 편안하게 이완된 몸으로 한 시간 남짓의 세고 짧은 chest + triceps면 대충 2-3시간 사이의 운동이 될텐데...


한국의 현 상황과는 어떻게 풀려나갈지 모르겠지만 트럼프가 낙선되고 민주당이 행정부를 장악한 상태에서 의회까지 가져와야만 지난 3년간 거꾸로 달려간 미국의 시계가 다시 제자리를 찾을 것 같다. 낙수효과란 건 좋은 것에 적용되는 경우가 좀처럼 없는데, 나쁜 일에는 잘 들어맞는 듯, 쓰레기가 대통령이 되니 사회에 온갖 잡쓰레기들이 벽장 속을 탈출해 난리를 치는 것 같다. 윗물이 맑다고 아랫물이 맑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윗물이 썩었다면 아랫물은 반드시 썩는다는 이야기.  


저녁엔 음악도 듣고 가능하면 가볍게 밀맥주라도 한 잔 했으면 싶은데...맥주를 다시 마시기 시작하면서 운동과는 무관하게 식탐과 식사량이 늘고, 덕분에 배가 늘어난 걸 보면...


조금만 더 시간을 보내고 들어가야 하는 아저씨의 삶은 고달프다.  이젠 주인공 대다수가 나보다 어려져버린 하루키의 소설을 읽다 가련다.  '태엽 감는 새 연대기' 신판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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