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곰히 생각해보니 정말 평소의 생활은 아주 절제되어 있는데 주말엔 이걸 다 풀어버리는게 문제 같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는 술을 마시지 않고 운동을 열심히 하고 책을 읽는 것에 도전하기로 한다. 이와 함께 평소에 아무 생각없이 스마트폰을 켜는 버릇도 놔버릴 생각이다. 귀찮기도 하고 머리를 비우기 위해서 이걸 들여다보는데 점점 그 시간이 늘어나고 비례해서 눈은 나빠지고 뇌용량은 떨어지는 것 같다. 평생 읽어도 다 읽기 힘들만큼 책을 쌓아놓고 또 사들이고 있는데 시간이 남으면 책을 보거나 차라리 게임을 하는 것이 좋겠다. 어릴 땐 모르지만 나이가 들면서 동체시력이나 hand-eye coordination이 떨어지는 걸 느끼는데 게임이 이런 것에 도움이 된다고 하며 종류에 따라서는 치매예방효과도 있다고 하니까.  


일단 오늘부터 일요일까지 책 두 권을 끝내보는 것, 그리고 3일간 매일 1000칼로리이상을 태울 것, 술을 마시지 말 것.  


커피는 간신히 블랙만 마시는 버릇과 맛을 들여놨는데, 술, 특히 맥주는 작년엔가 맥주를 좋아하는 클라이언트를 만나면서 거의 일년 가까이 마시지 않던 걸 다시 마시게 됐다. 덕분에 배가 늘어났고 음식양도 꾸준히 늘어난 것이다.  다시 와인이나 스피릿계통으로 바꾸고 가끔 라이트비어 같은걸 마실 것이다.  어쨌든 이번 주말엔 패쓰.


내일은 드디어 앤디 워홀을 보러 San Francisco 현대미술관에 간다. 어제 맴버쉽을 샀는데 몇 번만 가도 티켓값을 아끼는 것으로 충분히 보상을 받을 것이다.  연초에 이런 저런 미술전을 가려고 De Young미술관과 Legion of Honor미술관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맴버쉽은 벌써 루벤스, 고갱, 모네, 그리고 꽃 전시회를 보는 것으로 뽑고도 남았는데 남한테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주변에 몇 번 뿌리기도 했으니 일년회원비용보다 훨씬 더 누렸다.  거기에 세금공제까지... 아마 SF에 살았더라면 (근처가 아니라 시내에) 더 자주 갔을 것이다.  특히 Legion of Honor는 파킹비가 따로 들지 않고 넓은 공간에 늘 멋진 그림과 미술품이 가득하기 때문에 좋은데.  그림 말고도 복도 곳곳에 고대의 유물 - 그리스나 로마, 더 가면 에트루리아의 도자기파편 같은 것들 - 이 가득해서 정말 볼 것이 많고, 언덕 정상에 있어 경치도 훌륭하다.  


뭐든 조금씩 노력을 들이고 taste가 acquire되면 즐거운 법이다. 미술관도 그렇게 가보기 시작하니까 감식안까지는 아니라도 즐거움을 느끼는 수준까지는 온 것 같다.  뭐 하와이에 가면 이런 걸 못 즐기겠지만 다 버려도 하와이가 더 좋은 건 어쩔 수 없지만...이곳에 살 때 충분히 즐겨두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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