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오전에 운동을 하기는 했다. 다만 5월에 어울리지 않게 추운 오전이라서 밖에서 뛰지는 못했고 오후에 퇴근 후 gym에서 뛰어보기로 하고 근육운동만 마치고 출근했다.  열심히 일했고 상담도 많이 했으니 적절히 좋은 하루를 보냈다고 본다. 그리고 집으로 가지 않고 일단 서점에 나와서 예정했던 페이퍼를 작성하고 있으니 밤에 뛰고 온다면 어제 생각했던 건 어느 정도 해냈다고 할 수 있겠다.


책읽기는 줄창 그래픽노블을 읽은 것이 전부지만 생각보다 구성과 깊이가 괜찮아서 단순히 '만화책'을 본 느낌과는 다르다.  '예수복음'을 읽고 있는데 아직은 중간까지만 갔기 때문에 전체적인 내용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짧은 리뷰를 깜빡하고 남기지 않은 탓에 잠깐 기록을 살폈다. 로마와 그리스의 인물을 비교하면서 여러 가지를 이야기한다.  그간 현대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된 이야기와는 달리 다뤄진 인물들의 시대에 훨씬 더 가깝게 살았던 사람의 해석이라서 수정주의적인 관점이 난립한 요즘에는 더욱 일독할 필요를 느낀다.  더 정확한 동시대의 평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폼페이우스, 키케로, 카이사르, 알렉산드로스대왕 같은 사람들의 인생을 봤는데 우습게도 키케로에 대한 평가만큼은 '로마인 이야기'나 '로마의 일인자'시리즈에서 묘사된 내용과 거의 일치하니, 이 사람의 자화자찬은 예나 지금이나 유명했었구나 싶다.  2000년도 넘은 지금까지 남을 정도로 역사에 남은 사람들도 있고 대다수의 우리들은 죽고나서 한 20-30년만 지나도 그 흔적이 사라질 것이니 100년도 못살면서 온갖 걱정을 떠맡고 사는 꼬라지가 우습긴 하다.  뭔 영광을 보려고 이리도 아둥바둥거리면서 사는지.




























열심히 이 세계관에 접근해보고 있다. 예전부터 생각했던 건데 영문으로 읽으면 텍스트가 너무 thick해서 피곤한 면이 있기에 한글판을 구해서 읽게 됐다. MCU에서 잘 구현했지만 현실성이 강한 영화의 세계보다 훨씬 더 현실같은 느낌을 주는데, 역시 현실은 개떡처럼 온갖 요소들이 찰지게 뒤섞여 있다.  과거의 절대악과 절대선의 대결보다는 중간지대에서 선을 지향하는 사람들과 악을 구현하려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 속에서도 다양한 모습으로 각자의 지향점을 향하는 걸 보면서, 새삼 이런 이야기를 그려낼 수 있는 세계관을 정립한 스탠 리는 대단한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MCU에서는 아직 합쳐지지 못한 보다 낮은 등급의 지역구 히어로들이 함께 어벤져스의 세계관에 녹아든 것도 괜찮았고, 역시 전국구, 아닌 전우주적인 히어로들의 속에서 꽤 고생들을 하는 것 같은 애잔함(?)도 데어데블이나 이름모를 하위케릭터들에서 보였다.  변하는 세계와 사고관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믿는 가치관을 고수라는 캡틴 아메리카는 국뽕으로 쓰이기엔 아까운 케릭터같다.  그가 있었다면 트럼프지지자들조차 차분히 논리로 설득하려고 했을 것 같다.  영웅이 시대를 만드는지 시대가 영웅을 내는건지는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시대가 영웅을 낸다면 지금 미국에는 또다른 영웅이 나와야할 것 같다.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나라를 빼앗긴 채 민주주의의 위기를 맞이한 지금의 미국에는...


더 말이 필요없는 무정부주의의 교습서같은 만화. 영화보다 더 끔찍하고 덜 희극적이고 더 찝찝한 이야기.  영화처럼 멋진 독백을 읇조리는 것이 제대로 전달되지는 않지만 원작의 작품성이 훌륭하기 때문에 영화의 원재료로써 손색이 없다.  911이래 미국은 점점 더 그들의 적이 원하는 모습으로 바뀌어온 끝에 트럼프같은 쓰레기가 권력의 정점에 올라 분탕질을 치고 꾸준한 지지기반을 유지하는 걸 보아야 하는 시대가 됐다. 전신스캔과 소지품스캔이 당연시된 것도 이젠 오래, 911에 태어난 아이들이 어느새 성인이 됐으니 이 새로운 어른들은 이미 이런 엄청난 침해를 당연시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다보면 늘 그 이상 더 나빠지는 걸 보고 있고 '테러와의 전쟁'은 시민의 자유와 인권침해를 정당화하는 도구가 되어 테러와 반테러는 결국 같은 동전의 양면이라는 생각을 한다.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이야기.


오늘은 필히 술을 먹지 말고 뛰고 책을 보다 잘 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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