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 - 2/2의 일정으로 하와이의 섬들 중 하나, 가장 막내인 Big Island에 다녀왔다. 지난 2016년 1월에 다녀온 후 3년만에 찾아가게 된 것인데 작년부터 계속 아직 가지 못한 Kauai에 다녀오려고 하지만 일정과 가격을 맞추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라서 결국 이번에도 다녀온 곳을 다시 가게 된 것이다. 즐겁게 있었고 일도 조금 하고, 운동도 열심히 했고 맛난 것도 많이 먹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게 된 건 기후변화에 대한 인상인데, 연안도시나 섬에 사는 사람들은 확실히 Global Warming에 따른 기후변화를 몸으로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생각이다.
우선 1/24 2/2의 일정이면 3년전의 기억으로는 매우 따뜻하게 있을 수 있는 시기였으나 이번에는 날씨가 들쑥날쑥 엉망이었는데 아무리 태평양에 위치한 섬이고 우천염천이 일상이라지만 이건 많이 심했다는 생각이다. 머문 곳은 섬의 서쪽인 코나였는데 보통 섬의 동남부에 위치한 힐로방면으로 주로 오는 태풍이 코나에도 왔었다고 한다. 관광, 농업, 임업, 목축업과 어업으로 먹고 사는 곳에서 이런 기후변화에 따른 잦은 날씨의 변화와 훨씬 세진 강도의 비바람이나 태풍은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닌 당장 몸으로 느낄 수 밖에 없는 생존의 이슈가 된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트럼프가 대통령이라니 미국이란 제국이 쇠퇴해간다는 생각을 안할 수가 없다.
가져간 책이 여덟 권이었는데 돌아오는 길에 읽은 것까지 하면 일곱 권을 읽었으니 나쁘지 않다. 여기에 놀면서 틈틈히 일도 했으니 여전히 바쁜 일상을 보내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부담은 덜었다는 생각이다. 돌아오는 한 주를 열심히 보내면 그럭저럭 밀린 행정과 다른 업무를 처리하고 일정을 정상화할 수 있겠다.
서점에는 두 번을 갔고 모두 세 권의 책을 샀다. 뭐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더 사고 싶었으나 상태가 고르지 못해서 포기했다. 그래도 '미사고의 숲'의 속편에 해당하는 책을 영문판으로 살 수 있었고 나온지 오래 되어 아마존에서도 값을 많이 쳐줘야 하는 The Saga of Recluce의 두 번째 책을 구했으며 예전에 잠시 나오던 연대기 합본형식의 D&D 소설을 한 권 구했다.
다른 창으로 그간의 독서를 보니 열 권 이상의 책을 읽은 것을 짧게 남겼을 뿐, 페이퍼로 정리하지 못하고 밀려버렸다. 늘 내용이 오래 남지 않아서 제대로 뭔가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차차 정리하기로 한다.
와인을 마시지 말았으면 좋았을 것인데, 덕분에 아침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일찍 운동을 하지 못했기에, 그리고 오후에는 NFL 챔피언결정전인 Super Bowl을 봐야 하므로 서점에 더 앉아있지 못하고 나가서 운동을 해야 한다. 무엇으든 조금만 느슨해져도 습관이 흐트러지고 게을러지기 때문에 항상 적정수준의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이든, 운동이든, 독서든, 심지어 먹는 것도 나에겐 그런 것이다.
코나에 사는 걸 꿈꾸게 된다만, 진짜 하와이에 가서 산다면 그래도 대도시가 있는 오아후에 가야 할 것 같다. 그러면서도 평화로운 풍경과 넉넉한 인심의 코나에 끌리는 건 어쩔 수가 없다. 휴가로 얻는 힐링도 있지만, 이렇게 돌아오면 후유증이 남는다. 언제나 반복되는 이 순환고리를 끊고 코나로 들어가 적당한 집을 구해서 책을 옮겨 놓고, 본토의 시간에 맞춰 일하고 운동하고 오후에는 씻고 책을 읽고, 주말에는 바닷가에 나가서 책을 보고 수영을 하고 낮잠을 잘 수 있는 삶이면 좋겠다. 그렇게 남은 인생을 살다 가도 좋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