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테의 나사가 풀어지는 바람에 여분으로 갖고 있던 오래된 안경을 쓰니 세상이 묘하게 달라 보인다. 뭔가 원근감이 떨어지고 묘하게 눈에 힘이 들어가는 걸 보면 이걸 쓰던 시절보다 지금의 상태가 더 안 좋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책을 좋아하고 거의 모든 것이 시각의 문화라서 눈의 건강은 매우 중요하다. 간에 좋은 음식을 찾고 눈건강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봐야 할 것이다. 다만 덜 사용해야 좋다는 보편의 진리는 일도 무엇도 laptop과 PC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자영업자가 행동을 통해 존중하기엔 무리가 있다.
쌓여있는 책은 차고 넘치는데 읽은 책이 별로 없다. 8월 내내 투덜거리고 있는데 9월부터는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다. 아무래도 잠시 머물 2차시기로 들어가는 자영업자의 삶이 그나마 당분간은 안정된 상태로 이어질 것이라서 밀린 일처리도 잘 하고 미루던 회사의 홈페이지개정 및 확장도 이번 해에는 마무리하고 싶어서 더더욱 9월부터는 마음을 잡고 다시 예전의 모드로 돌아가야 한다. 자잘한 행정업무에 시달리지 않던 '남의 집살이' 시절에는 진짜 하루에도 긴 문서 두 통이 나오는 날도 있었는데 갈수록 복잡해지는 심사체계와 현 행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탄압정책에 생각할 것이 많은 요즘엔 그게 어렵다. 지금와서 보면 2012년은 많이 어려웠고, 2013년에는 받던 월급만큼은 벌었고 2014년부터 작년까지는 꽤 잘 나갔으니 2018년의 어려움이 한시적인 것이라면 꽤 나쁘지 않은 셈이다. 회사의 유지비용이 낮고 재고가 쌓이는 것도 아니라서 그나마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 같지만.
지금 붙잡고 있는 책은 딱 세 권이다. 영화를 보고 알게 된 르카레의 책을 모아들이기 시작했고 지난 번 읽은 합본 다음으로 시작했으며 운동을 하면서 조금씩 읽고 있는 건 둠즈데이북 1권, 거기에 어제 조금씩 뒤적거리기 시작한 파리의 우울이다. 늘어놓고 보니 참 두서없이 마구잡이로 읽어간다는 생각을 안 할 수 없다. 파리의 우울은 난해해서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나머지는 즐겁게 빨리 읽어갈 생각인데 어인 일인지 도통 집중이 되지 않는 거다. 역시 평온한 일상은 9월로 미뤄야 하는 건지?
헉헉대면서 시작한 2018년의 1월이 정말 엊그제 같은데 벌써 8월의 마지막이라니. 이상기온으로 매우 시원하게 지나간 여름이라서 그런지 6-7-8월이 순식간에 지나간 것처럼 짧게 느껴져서 더욱 그런게 아닌가 싶다. 평균보다 화씨로 10-15도가 낮게 지나갔고 이곳은 24절기에 딱 맞게 완전히 가을의 느낌이다, 벌써. 겨울에는 비가 많이 와야 하는데 걱정하는 건 지난 2012-2014년의 가뭄의 기억 때문이다. 여름 같았던 겨울...
오전의 여유도 즐기는 것이 쉽지 않다. 아침잠이 없고 비교적 '부지런'한 성향의 나 같은 사람은 게으른 사람과 사는 것이 어렵다. 그냥 그렇다. 자유롭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