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을 relocate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를 업무와 함께 진행하려니 넉넉하게 7월부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굉장히 고생이 심한 것 같다. 일단 내부의 분위기가 어수선하여 좀처럼 집중된 업무처리가 어렵고 마음은 이사에 가 있으니 차분하게 하루를 보내는 것이 좀처럼 어렵다. 책은 모두 새로운 장소에 옮겨 놓았고 책장을 조금 더 구해서 미리 정리도 한 덕분에 이제 남은 건 가구정리와 배송, 새로운 사무실로 쓸 장소에 인터넷과 전화를 넣는 것이다. 맘먹고 하면 사실 금방 할 수 있는데 역시 일을 던져둘 처지가 아니다보니 계속 여기 저기를 왔다 갔다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있었던 곳이 여러 모로 장점이 많지만 가격에 비해서 무척 좁은 공간이고, 뭔가 새로운 전기가 필요한 시점이라서 과감하게 결정을 했다. 다만 일종의 연착륙인데 우선은 조금 더 넓은 곳에서 한 일년 정도 일만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기존의 주소는 그래도 유지하는 방식이고 내년 정도에 좀더 사무실다운 넓은 곳을 찾아서 본격적인 자영업자 시즌 2를 시작할 계획이다. 다행히 지금 가는 곳은 현재의 공간보다 넓어서 아마도 부모님 댁에 있는 내 책도 상당수를 갖다 놓을 수 있을 것이고 이런 저런 잡다한 아파트의 책도 가져다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다음 번에 이사할 때에는 한꺼번에 이삿짐센터에서 정리해서 옮기는 등 정리가 수월할 것이다. 장소나 도구를 탓할 수는 없지만 분명 5-6년에 한번 정도 서플해주는 건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장소에서 그렇게 일년을 알차게 보내면서 어려운 시절을 잘 버텨나갈 것이다.
근래에 열심히 달리고 있는 책. 드라마를 본 후 관심이 생겨 찾아보다가 만난 매우 유명한 작가의 유명한 시리즈. Saxon Tales, Saxon Chronicles등 다양한 이름으로 알려진 우트레드 우트레드손 혹은 베벤버러의 우트레드라는 가상의 인물을 중심으로 9-10세기의 영국땅을 배경으로 그려지는 대작이다. 색슨수장의 아들이면서 아버지를 죽인 데인족수장의 아들로 자라나서 전사로 성장하는 우트레드의 활약과 그 앞에서 차례로 쓰러지는 위대한 데인족의 전사들의 모략과 활극, 기독교가 전파되어 가면서 생기는 폐단, 하나의 영국을 위한 알프레드대왕의 꿈, 여기에 앵글로/데인의 양극단에서 늘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우트레드의 모습까지 대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다. 다신교와 토착신앙은 미신으로 치부하면서도 성인성녀숭배와 relic숭배는 거룩하다고 설파하는 기독교의 모습은 어쩜 그렇게 지금과 다르지 않은지. 황금과 은, 여자와 세속의 권력을 좇는 고위성직자들까지 무척 해학적이고, 오히려 거칠고 단순하지만 순박하고 신의가 있는 '야만'적인 데인족들에게 더 친밀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예수님은 웃고 떠들고 마시고 즐기고 공감하는 신의 모습인데, 저 높은 곳에 모셔진 채 돈벌이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또다른 '예수"를 생각하면 차라리 북방유럽에서 숭배되던 떠들썩하고 난리법석인 아스가르드의 신들이 어떤 면에서는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어쩄든 Warriors of the Storm에서의 대전투를 끝으로 당분간은 안전하게 된 머시아를 떠나 우트레드는 드디어 노년에서야 이르러 그가 돌아가야 할 곳, 고향을 탈환하기 위해 직속부하들을 이끌고 떠난다. 9번째까지 오면서 얽히고 섥힌 과거의 관계가 드디어 프리다와 헤스턴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읽는 내내 책을 내려놓을 틈이 없이 모험속으로 빠져드는 것이 아주 잘 쓰여진 무협지를 읽는 것과도 비슷한데 다른 점이라며 물론 그 스케일과 작품성일 것이다. 무협지를 좋아하지만 좋은 스케일과 깊이를 보여주는 작품이 그리 많지 않기에 굳이 하는 말이다만.
전번에 읽은 책들인데 별 감흥이 없이 그저 익숙한 책속에서 편안함을 찾기 위해 7/26주말에 읽었다. '테오...'만 빼고. '테오...'는 나에게 별로 남긴 것이 없다. 이런 책에서 감동을 받거나 뭘 배울 것이라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 또다시 엉뚱하고 레베루가 낮은 책을 쓴 자의 머릿속을 통해 이런 책을 소개는 일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난 so far not very impressed다.
스스로 자정이 불가능한 집단의 인간들은 어떻게 해야할까. 양승태의 밑에서 벌어진 법원의 추잡한 짓거리가 아무렴 법원에만 해당되는 것일까. 검찰은, 정치인들은...등등 의문이 끊이지 않는다. 그거 평생 잘하는 것이 4지선다 문제풀이인 인간들에게 어린 나이부터 큰 권력을 맡기는 구조가 혁시되지 않는한 조직논리와 보호는 계속될 것이다. 법원의 범죄를 수사하기 위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받아야한다는 그 기괴함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