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풍습이라고 한다. 제전을 위해 뛰어난 말들로 경기를 하고 가장 먼저 들어온 말을 희생으로 바치는 것인데 이 말을 '시월의 말'이라고 한다. 신에게, 혹은 로마를 위해 가장 좋은 것을 희생한다는 이 제례의 이야기는 '로마의 일인자'시리즈의 실질적인 마지막을 장식하는 여섯 번째 이야기가 카이사르의 죽음을 다룬다는 면에서 부제로써 손색이 없다. 도시국가로 시작한 로마를 강국으로 만들어낸 건 그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공화정이라는 정치체제였지만, 도시국가에서 이탈리아반도를 석권하고, 동서남북으로 영역을 확장해온 결과, 로마는 더 이상 공화정이라는 그릇에 담을 수 없을만큼 커졌을 때, 다양한 시도가 카이사르 이전에도 등장했었다. 좌절된 호민관 크락쿠스형제의 개혁, 개혁은 아니지만 그리고 미친 짓으로 귀결되었지만 마리우스나 술라의 독재정치 등 이미 제도적인 개혁과 개선이 필수라는 징후는 사회, 정치, 경제 전반에 걸쳐 다양한 형태로 나오고 있었다. 이때 등장한 것이 카이사르라는 걸출한 인재였는데, 자기보다 훨씬 먼저 대업에 가까이 갔었던 폼페이우스와 크랏수스를 뒤로 하고 절대적인 권력을 확립하여 공화국 로마의 다음을 준비했던 위인이었다. 사실상 '마스터스 오브 로마'시리즈의 주인공으로 보아도 손색이 없는 이 카이사르가 결국 '시월의 말'이 되어 제정로마시대를 여는 계기가 되는데, 그의 죽음에서 이미 '마스터스 오브 로마'는 끝났다고 봐야한다. 다만 그의 후계자인 옥타비아누스, 훗날 아우구스투스 황제로 불릴 인물과 후계자를 자처하던 안토니우스와의 일전을 향해 가는 것으로 '시월의 말'을 매듭짓고 다음 시리즈이지 피날레로 그 둘의 대결을 그리는 것으로 이 장대한 시리즈가 끝이 날 것이다. 책이 너무 맘에 들어서 아마존을 뒤져서 영문판으로 7권을 다 사들였는데, 나중에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시대가 변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서 기존의 체제에서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일단의 세력, 그리고 거기에 빌붙어 먹는 비렁뱅이 같은 자들의 극렬한 저항을 뚫고 나가야 한다. 더욱 어려운 건, 그 와중에서도 국론이 심하게 분열되지 않도록, 그리고 절차적인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설득과 타협이 꾸준해야 한다는 건데, 이 과정에서 때로는 지지자들을 실망시킬 수도 있고, 설득이 불가능한 돌덩이를 설득하려는 실수도 피할 수 없다. 지금 한국적폐세력의 전방위적인 저항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카이사르를 '시월의 말'로 만든 건 누굴까. 우린 또 한번 공익을 위해 봉사하는 누구를 다시 '시월의 말'로 바쳐야 하는 걸까. 너무도 많은 이슈들이 꼬여있어 함부로 흑백을 논하기 어려운 시국이다만, 내가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지는 분명하다. 여기나 거기나 민주당이 현재의 정의, 혹은 최소한 차악이라고 생각한다.
짧게 먼저 썼지만 딱 20%정도 건진 책이다. 책을 많이 주문하다 보면 가끔 생각하지 못하고 주문하는 경우가 있는데, 내가 기억하기로 분명히 이 책은 처음에 고려했다가 빼버렸던 것. 그런데 오늘 다른 책들과 함께 도착했으니 내 기억이 나를 속였거나 뭔가 내 손가락과 머리가 따로 놀았거나. 내가 고수는 아니지만 이 책을 길라잡이로 삼아야하는 정도보다는 좀 seasoned veteran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정말 빨리, 저자의 말마따나 구태여 정독을 하지 않고 속독을 하면서 필요한 부분만 제대로 읽었다. 책 몇 권, 몇 가지 의견, 몇 가지의 관점을 소개 받았으니 그런대로 남는 장사라고 해야 하나? 자계서나 독서에 대한 책 다수에 대한 편견을 버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만, 여전히 대다수의 경우 왜 이 책을 샀는지 궁금해진다.
'쌀'은 여전히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다시 내용을 생각해보고 정리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