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의 매 열린책들 세계문학 63
대실 해밋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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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곳 저곳에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의 창시자'라는 문구가 거추장스럽게 붙어 있다. 예전에 헤밍웨이를 두고 '하드보일드 작가'라고 일컷는 것을 본적이 있다. 그러나 막상 '하드보일드 소설'이 무엇인지 몰랐다. 어줍짢은 영어 실력으로야 대충 '펄펄 끓는' 정도로 추론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사실은 '계란이 완숙되다'라는 의미란다. [문학]에서는 명사로써 '1930년을 전후하여 미국 문학에 등장한 새로운 사실주의 수법의 창작태도로서, 현실의 냉혹하고 비정한 일을 감정 표현을 억누르고 간결한 문체로 묘사'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고 설명한다.

 

아~ 그래서 그랬구나! 읽는 내내 한편으로는 딱딱한 것 같기도 하고 낯설었지만 속도감 있는 진행에 간결하면서도 눈에 보이는 듯한 묘사로 딴 생각을 들지 않도록 몰아간다. 탐정소설이지만 코난 도일이나 애거서 크리스티 같은 추리과정은 한 순간도 드러나지 않으며, 매력적인 반영웅적인 주인공 '샘 스페이드'의 동선에 따라 마치 역할 게임을 하는 것 같이 소설 속의 상황에 빠져든다. 말 그대로 이야기 자체 보다는 그 표현하는 방식 때문에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1920년대 후반 1차 세계대전이라는 전대미문의 재난이 지나가고 대공황 시대에 접어들면서 범죄자들의 전성시대에 들어간 미국 사회, 탐정이라는 직업은 위험하지만 꽤 수지맞는 직종이었으리라. 설령 내편이라고 해도 서로를 믿기에는 부담가는 시대,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것이 그렇게 큰 흠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는 시대였다. 가치를 가늠할 수 없는 신비의 보물, '몰타의 매'를 둘러싼 인간의 탐욕과 위선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에서는 누가 거짓말을 하는가가 사건 해결의 키였다면 이 작품은 모두가(주인공 샘을 포함해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 '아무도 믿지 마라'는 누아르 영화의 카피처럼 오로지 자신만을 믿는 등장인물들 속에서 사건의 전말을 알아낼 수 있을까?

 

 

p.s. [몰타의 매]는 3번 이상 영화화 되었다고 한다. 그중 험프리 보가트의 영화는 영화사적으로도 아주 중요한 작품이라고 한다. 아래 소개하는 두 장의 포스터는 [몰타의 매]를 직접 영화화한 것은 아니지만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영화들의 포스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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