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달의 연가 2 열두 달의 연가 2
김이령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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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운으로 인해 가족이 죽었다는 오명을 쓰고 살아온 열 아홉의 처녀 '혜완'과 어린 시절 그녀에게 악귀를 물리치는 주문을 읊어주었던 선비 '시율'의 러브스토리가 중심 스토리라면 너무 착해빠져서 남편에게 소박맞고 정보까지 털리는 이혼녀 '귀영'과 귀하게 자라 다소 철없는 도령으로 보이는 '재경'의 러브스토리와 의뭉스러운 '지량'과 꾀많은 여우같은 기녀 '영롱'의 러브스토리는 서브 스토리다. 주인공의 사랑이야 로맨스 소설에서 해피엔딩의 결말을 맞는 것이 당연지사겠지만 나머지 두쌍의 연인에게 신분은 고난의 상징이 아닐까 싶어져 이 점에 주목하며 읽게 되었다.

 

무엇보다 작가가 사극이라고해서 꼬맹이 시절 스친 여인을 앞에 두고 '저 여인이구나!!'라며 심봉사같은 멘트를 내뱉지 않아서 리얼감을 더했고, 이야기의 달달함은 하이틴 로맨스 소설의 그 느낌과 맞닿아 있어 즐겁게 읽었다. 다만 우여곡절의 갈등폭이 다소 얕아 '어쩌지?'라며 감정이입되는 부분들이 없어 그냥 평탄하게 읽혔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사실 사랑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관심을 받지 않는 것이 이상한 소재다. 그 갈등 폭이 크면 클수록 가슴 졸이며 보게 되고 해피엔딩을 바라며 끝까지 지켜보게 만드는 이야기가 바로 로맨스 장르라는 거다. <열두 달의 연가>는 사극의 겉옷을 입고 있지만 현대극으로 각색해서 가져와도 그 재미는 전혀 반감되지 않을 이야기라서 <보보경심>처럼 1,2 시즌으로 만들어 보아도 재미있겠다 싶어지기도 했다. 만약 드라마화 된다면.

 

성인이 되어 흐르는 7년과 10대와 20대를 걸치는 7년의 차이는 크다. 한참 성장하는 그 얼굴에서도 그러하거니와 사회와 가정 속에서 인격이 형성되어지는 중요한 과정이라 이 시기에 어떤 사람, 어떤 일을 겪느냐에 따라 결국 그 사람이 앞으로 어떤 인물로 살아가게 될지 성격을 정하는 중요한 시점인 거다. 다행스럽게도 주인공 "혜완"은 참 바르게 성장했다. 열두 살때 본 꼬맹이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한 건 당연하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은 '트와일라잇'의 댄스씬처럼 달콤해지는 것. 배경음악만 깔아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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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있어 더 멋진 집 -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인테리어는 끝?
신혜원 지음 / 로지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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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멋진 엄마들이 왜 이렇게 많지?' '어디서 계속 나오는 거야?' 엄마들의 감각이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아이가 있어 더 멋진 집>만 펼쳐봐도 알 수 있는데, 아이가 있는 이웃들도 모두 솜씨들이 좋아 부러운 차에 이 책은 정점을 찍고야 말았다. 이래서야 손재주 부족한 나는 엄마가 될 수나 있을까?

 

 

 

17년 경력의 베테랑 인테리어 에디터가 콕!! 집어낸 열 다섯 가정과 일곱살 아들 준우와 함께 살고 있는 자신의 집 인테리어를 소개하고 있는 책이 <아이가 있어 더 멋진 집>이다. 감각이라는 건 배워서 흉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것인데, 이렇게 가정내에서 어릴때부터 보고 자란다면 감각이 남달라 지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닐까.

가정내에서 엄마의 역할은 참 중요하다. 한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등 예전과 달리 다양한 유형의 가정 형태로 살아가고 있어 제일 중요하다 말할 순 없어도 엄마가 어떤 성향을 지닌 사람인지에 따라 아이들의 인성은 다르게 자라는 것을 주위에서 지켜봐 왔다. 아주 중요한 존재다. 엄마는.

 

 

'예쁜 것과 좋은 것을 보면 혼자 알고 있지 못하고 여기저기 알려줘야 하는 성격'이라는 저자가 1년 동안 취재했던 열 다섯 곳을 담은 이 책은 수납은 수납대로, 공간미는 그 아름다움대로, 생동감과 미적 감각 충만한 집이 어떤 집인지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아이 때문에'가 아닌 '아이 덕분에' 더 아름다워진 집들은 함께 보여사는 식구 수도, 위치도, 규모와 색감, 스타일...모두 달랐다. 똑같은 집은 한 집도 없었다. 물론 열다섯 집 모두가 개인의 취향과 맞을 수는 없다. 하지만 어느 집이나 포근하게 느껴질만큼 잘 꾸며져 있었다. 어떤 집은 아이가 있는 집인가? 싶을 정도로 심플하고 잘 정리되어 있었고 또 어떤 집은 아이가 있는 집이구나! 알 수 있을 만큼 아이용품들이 여기저기 많이 널려 있었다.

 

 

아이가 생겼다고 포기해야 하는 건 없었으면 좋겠다. 인테리어도, 반려동물도, 자신의 삶도. 물론 예전보다는 시간을 쪼개고 정성을 더 들이고 관리를 쫀쫀(?)하게 해야 하겠지만 한 번 뿐인 삶. 포기하는 것들은 훗날 언젠가...불만으로 폭발할 수 있으니 지금, 주어진 상황에서 죄대한 즐겁고 만족하는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책을 보며 이 깨달음이 가슴에 새겨졌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내용 중 <시호와 러스티>로 이미 서평을 올린 적 있는 시호네 집이 소개되어 있어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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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의자에 새긴 약속 - 평화의 소녀상 작가 노트
김서경.김운성 지음 / 도서출판 말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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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관련 서적을 읽는 것만큼이나 심적으로 읽기 힘든 책이 있다. 바로 일본군 '위안부' 관련 서적이다. 과거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읽으며 눈물이 앞을 가려 한 페이지 읽는데 몇날며칠이 걸렸는데, 읽은 뒤에도 가슴이 먹먹하고 심장이 뻥 뚫린 것 같아 한 달을 잠들지 못하고 뒤척였다. <빈 의자에 새긴 약속>을 읽고도 울분으로 잠들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이 커서 읽기를 미루다 미루다 이제사 완독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나 늦게 읽은 것마저 죄스럽게 느껴지는데, 전범국에서는 이 소녀 상 하나 어쩌지 못해서 안달복달하는 모양새를 보니 분노가 하늘을 뚫고 올라갈 것만 같다.

 

 

시대를 잘못 태어났을 뿐. 힘 없는 나라의 소녀였을 뿐. 그분들에게는 죄가 없다. 올바른 정신 상태를 가진 사람이라면 대한민국 국민이건 아니건 간에 객관적으로 인정할 부분이다. 꽃다운 나이게 끌려가 고문보다 더 모진 현실을 겪고 살아돌아온 사람 중 일부인 그들의 인생을 보상해줄 ...복구해줄....세상은 어디에도 없었다. 더구나 그들을 끌고갔던 손은 걸레문 것 같은 발언들을 일삼고 있다. 죄받아 마땅하지만 뻔뻔하게 구는 그들 앞에 작은 소녀상 하나를 세웠을 뿐인데, 난리법석을 떨고 있다. 전후 모든 죄를 오픈하고 사죄하는 마음으로 다시는 같은 일을 범하지 않도록 교육하고 있는 '독일'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일본'.

그들의 국민에게 일어난 일이라면 과연 우리처럼 '소녀상'에 평화의 메시지를 담아 세울 수 있을 것인가. 김구 선생님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 도시락 폭탄을 제조해서 들고갈 일이 아닐 수 없겠다. 소녀상의 설치를 두고 일본이 하고 있는 폭언과 행동들은.

 

 

설치된 작은 소녀상은 수난을 당했다. 봉투가 씌워지기도 했고, 망치로 머리를 가격 당하기도 했으며 한 일본인 디자이너는 '매춘부'로 매도하기도 했다. 게다가 2015년 12월 28일 한일 양국의 외교부는 위안부 문제를 합의했다고 발표하여 국민의 멍울에 생채기를 보탰다.
(작년 이맘때즈음 일이라 혹시 이 일에도 최씨여인이 관여되어 있다면 이는 국민의 철퇴를 맞아도 싼 일이 될 것이다)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훨씬 더 무섭다는 것을 대한민국에서 짧은 기간 국민으로 살아오며 두루두루 경험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해지고 만다.

 

아픈 역사를 담고 있지만 평화적 메시지로 풀어낸 '소녀상'은 부부 조각가에 의해 완성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딸이 '할머니 그림자' 아이디어를 보태고 작품의 모델이 되었기에 온 가족이 공들여 참여했다고 해야 더 정확한 표현이 될 듯 싶다.

평화의 소녀상이 품은 열두 가지 상징이 무엇인지, 머리카락이 왜 잘려진 것인지, 두 주먹을 왜 꼬옥 쥐고 있는 것인지...책을 통해 꼭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과서 외 필독서로 선정해 읽히면서 역사를 바라보는 올바른 시선, 소녀상을 세계 곳곳에 세울 수 없는 현실을 자라는 청소년들도 알고 자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의 목소리가 마음 속에 메이리친다. "일본을 다 준대도 용서할 수 있을까? 내 인생 돌려도!" 일본을 몽땅 내놓아도 끌려간 소녀들의 인생을 되돌릴 수 없다. 그런데 그들은 뻔뻔하게 합의금을 줄테니 입 다물라고 한다. 그리고 일본의 국격을 위해 소녀상 설치를 방해하고 폄하하고 있다.

 

연말, 남은 세금으로 보도블럭을 파헤치는 것보단 소녀상을 세우는 것이 더 바람직한 선택이 아닐까. 세계적으로도 '철거'가 아니라 '더 많이' 세워져야 하며 국가가 앞장서서 핏대를 울려야 할 판에 대한민국 정부는 무능하고 비겁했다. 그래서였을까? 지난 26일 광화문 집회에 소녀상이 등장했다. 반성은 일본만의 몫이 아니었던 것이다.

한 때는 소녀였던 그들은 인생을 짓밟히고 삶을 유린당했다. 사지에서 함께 동지처럼 의지했던 또래 친구들이 죽음을 지켜봐야 했고 지옥에서 살아돌아왔지만 대한민국은 천국의 둥지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들은 제대로 된 사과를 원하고 있다. 그래서 소녀상은 '평화의 메시지'일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대고 '얼마면 돼!!!얼마면 .."이라고 핏대 높인 일본은 저급했다. 일본이 지도 상에서 사라져도 복구할 수 울분이라고 하면 그들은 납득할 것인가.

미루어 읽은 것이 죄스러울 정도로 책은 담담하게 여러 이야기들을 내뱉고 있었다. 소녀상 제작과 설치에 관한 이야기이므로 생각보다는 심적으로 읽기 힘든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먼저 읽은 사람으로서 이 책 필독서처럼 읽혀지도록 계속 입소문 내야겠다. 꼭 읽어야만 한다!


알아야 한다! 이번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를 보며 절실히 깨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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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잠든 작가의 재능을 깨워라
안성진 지음 / 가나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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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고, 글을 쓰고, 말로 표현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쓰고/듣고/말하고/읽기'가 어릴적부터 일상화 되어 와서인지 성인이 되어서도 그저 자연스러운 일 중 하나였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시간을 쪼개어서 공부할 꺼리등을 찾아 배움을 이어나갔고 일기를 쓰거나 서평 혹은 새로운 장르의 글쓰기를 배울 기회가 생기면 얼른 찾아나섰다. 그래서 꽤 많은 영역의 글쓰기를 축적해나갈 수 있었는데 다행이다라고 생각했지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내 안에 잠든 작가의 재능을 깨워라>는 책 출판을 맘 속으로 원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이었다. 물론 이전에도 비슷한 소재의 책들을  몇 권 읽기는 했다. 작법서가 아니라 작가가 되는 길에 관해 적힌 그 책들을 읽고 몇 명이나 작가의 길로 들어섰을까.



항상 궁금했는데 저자는 서문에 이렇게 밝히고 있다. '책을 읽은 독자 중 한 분이라도 글을 쓰게 되거나 책을 쓰게 된다면....'이라고. 소박한 소망같지만 따뜻하게 느껴지는 한 줄이었다. 실제로 서평을 올리다보면 저자들에게서 종종 연락을 받곤 하는데, 일년에 500~1000권 정도 읽고 그 중 절반 가량을 서평으로 남기다보면 10명 남짓의 저자들이 쪽지나 댓글로 글을 남기곤 했다. 저 멀리 바다 건너 한 일본의 저자는 한국인이 쓴 내 서평을 읽기 위해 회사내 한국인 직원을 찾아 번역을 의뢰해서 읽고 댓글을 남긴다며 연락해 온 적도 있었다. 그저 읽기를 좋아했을 뿐이고 그 감상을 기록으로 남겨놓았을 뿐인데 자신의 책에 대한 서평드을 꼼꼼히 찾아보는 작가들의 정성에 탄복하면서 이름을 꼭 기억해 둔다.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서평을 아낄 줄 아는 작가라면 책을 얼마나 정성들여 썼을지 미루어 짐작이 가기 때문에 다음 권이 출간되면 반드시 읽어보아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는 것이다. 작가 싸인회를 한다거나 sns로 실시간 소통을 하는 작가들 보다 이들 작가의 이름을 더 귀히 여기는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꼭 소설이나 희곡의 이야기 형태가 아니더라도 세상 모든 이야기는글로 남겨질 수 있고 특히 전문 영역의 이야기는 관심의 대상이 되는 시대다. 얼마전 '말하는대로'라는 버스킹 프로그램을 본 적 있는데, 꼭 한 명씩 분야별 전문가가 나와서 강의하는 것을 듣고 그들의 이야기야 말로 경험이 묻어난 우리네 삶의 이야기처럼 느껴져서 더 진솔한 감동을 전했다. 책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망설이고 있는 사람에게  책 속 저자의 한 마디를 전하고 싶다.  '작가라서 전문가라서 재능이 있어서 책을 쓰는 게 아니다. 책을 쓰기 때문에 작가가 된다. 작가가 되겠다고 결심만 하면 된다.'(p51)라고.


실제로 조앤 롤링이 <해리 포터 시리즈>를 쓰기 전까진 그 누구도 그녀에게 주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신작 <신비한 동물사전>까지 영화화 시킴으로써 콘텐츠의 대중성을 입증해 냈고, <트와일라잇>의 저자는 꿈 속 내용을 단 3개월만에 스토리화 시킴으로써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둬냈다. 책을 쓴다고해서 반드시 부와 명성이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이 꿈만 꾸었을 뿐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 재미난 이야기들을 읽을 수 없었을 것이다.

 

 챕터는 총 6개, 변화를 꿈꾼다면 글을 써라/ 당신만의 책을 써라/ 본격적인 책 쓰기/ 책쓰기 코칭 받기/ 글을 쓸 때 필요한 좋은 습관들/ 첫 책을 쓴 작가의 책 쓰는 이야기 로 구성되어져 있지만 챕터 3. 본격적인 책 쓰기 전까지는 일종의 동기부여 페이지이며 그 중 특히 88페이지까지는 독자에서 작가로 거듭나라고 용기를 불어넣는 조언이다. 89페이지부터 구체적으로 한 권의 책이 최서한 A4지 100정도의 분량이라는 것, 집중력을 위해 3개월 정도의 짧은 기간을 잡는 것이 좋다는 것, 세상에 없는 이야기를 쓰되 완벽하려고 애써서는 안된다는 등의 실질적인 조언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본격적인 책쓰기 방법은 챕터 3부터 시작된다. 따라서 동기부여가 확실히 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3장부터 읽고 다시 되돌아가 남은 앞페이지를 읽어도 읽기 흐름에는 방해받지 않을 듯 하다.

 

 

이 책은 작법서가 아니다. 작법을 원한다면 첫 장부터 작법요령이 가득한 동서양 작가들의 작법서들이 서점가에 널려 있다. 그렇다면 쓸까? 말까?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동기부여서적인가? 그것 또한 아니었다. 이 책의 도움이 절실한 사람은 쓰고 싶지만 용기가 부족하다거나 몇 페이지 쓰려고 끄적끄적..대다가 포기한 사람들을 위한 목표지향서적이었다. '언젠가 작가가 되어 보려고 노력했던 적이 있었지!'라는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챕터 6에서 소개하고 있는 8명의 작가 중에 반가운 이름이 보인다.  <끝내는 엄마 VS 끝내주는 엄마>를 집필한 김영희 작가는 앞서 언급한 '애살있는(경상도 사투리. 근성있고 끈질기게 노력하는이라는 의미)' 작가 중 한 명이다. 서평을 올린 후 댓글로 소통의 창구를 연 작가인 동시에 가끔씩 블로그를 둘러보고 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 책쓰고 강의하기도 시간이 빠듯할텐데 짬짬이 들러주는 고마운 작가들이 그녀 외에도 여럿 있어 나는 참 행복한 독자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이 먼저가 아니라 쓰기가 먼저다(P116)

 

작법은 책을 통해 익혀 나갈 수 있다. 하지만 무엇을 써야할지, 어떤 관점에서, 어떤 시선으로 마무리 지어야할지는 오롯이 작가인 자신의 몫으로 남겨진다. 그래서 <내 안에 잠든 작가의 재능을 깨워라>는 그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가까운 곳에 두고 결심이 흐트러질때마다 펼쳐보기를 권하게 되는 책이다. 예비작가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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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읽는 남자
안토니오 가리도 지음, 송병선 옮김 / 레드스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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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최고의 역사소설가가 주목한 한 중국남자. 그는 역사상 가장 유능한 살인 수사관으로 일컬어지는 '송자'다. 같은 동양권의 나도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는데 서양의 소설가는 그 이름을 어떻게 알게 된 것일까.  

세계적인 법의학의 선구자이자 중국 남송시대의 학자인 송자(1186-1249) 는 <세원집록>을 1247년에 5권짜리로 집필했고 이 책은 다행스럽게도 지금까지 보존되어져 내려왔다고 했다. 침략에 의해 많은 문화재를 분식/소실한 우리 역사와 비교해볼 때 이는 너무나 부러운 일이기도 했다.

 

<세원집록>을 읽어본 적은 없지만 법의학 기술과 방법, 사용기구와 준비과정, 의례와 법률 등을 집대성한 내용이라는 점도 존경받을만 하지만 그보다는 송자가 해결한 수많은 법의학 사건이 추가되어 있다는 점!!! 경험에 의거한 기록물이라는 사실이 가장 놀라운 점이다. <별순검>이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받았던 감동을 <시체 읽는 남자>를 읽으면서 이어나가고 있다.

<세원집록> 한 권만으로는 이 멋진 소설이 완성될 리가 없다. 송나라 시대의 의학, 교육, 건축, 음식, 소유권,척도법과 국가 조직은 물론 관제까지 철저하게 조사된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쓰여졌다고 안토니오 가리도는 고백하고 있다.

 중국의 역사와 문화에 제법 익숙한 밀접 국가인인 내게도 중국의 역사적 인물에 대해 설명해 보라는 요청은 매우 어려운 질문일 수 밖에 없다. 하물며 서양인이...그것도 저 멀리 스페인인에게는 얼마나 생소하고 낯설었을까.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는 < 시체 읽는 남자 > 라는 역사소설을 완성해냈고 살인사건, 배신과 음모, 계략 이 글의 흥미를 북돋우는 양념이 되어 매우 재미있게 읽혔다.

미신을 믿던 시대에서 과학적인 검시, 증명으로 죄를 밝혀내는 일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일 같지만 소설 속 송자는 훌륭하게 해냈다. 가족의 누명도 벗기고 재상의 살인범까지 찾아내면서 추악한 권력자의 얼굴 위 가면을 벗겨냈다.

 

 

 

줄거리를 간단히 덧붙이자면


린안에서 판관의 범죄 수사를 돕는 한 편 국자감에서 교육 받고 있던 '송자'는 할아버지 사후, 가족과 함께 고향으로 내려와 농사를 짓게 되었다. 다시 린안으로 돌아가고 싶어 아버지를 졸랐지만 묵살 당했고 심지어 마을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송자의 형 루가 연행되기에 이르렀다. 이 사건으로 가족을 몽땅 잃게 된 '자'는(여동생도 결국 나중에 죽음) 가난하고 비루하고 배신당하는 밑바닥 삶을 전전하다 칸 내상과 밍교수를 만나 다시 살인사건을 맡게 되었다. '시체 판독가' 라는 명성을 얻으면서. 그 와중에 옛 상관인 펭판관과도 만나게 되면서 과거 가족을 덮쳤던 불우한 사건이 조작된 것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제 그는 살인자로 고발되어 황제 앞에 섰다.....!! 중국 드라마를 보듯 정신줄 놓고 읽게 되는 <시체 읽는 남자>를 두고 왜 압도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지 이제 알 듯 하다. 읽는 동안 작가가 서양인이라는 사실도 잊고 있었다.

 

 

 

스페인과 프랑스에서 각각 상을 수상한 이 작품에 쏟은 작가의 정성과 집요한 고증은 한 문장, 한 문장에서 여실히 드러나 있어 경의를 표하게 된다. 게다가  "수사관은 반드시 심지우심하고 현장감험해야 한다"는 송자가 전하는 교훈은 현재의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모두가 제 자리에서 자신의 일을 최선을 다해 행하는 것. 대한민국의 훌륭한 국민 모두가 아는 이 사실을 단 한 사람!! 간과하고 게을리해서 나라를 위태롭게 만들고 국민을 화나게 만든 그 한 사람은 그 옛날 송나라 시대를 살았던 사람보다 낮은 의식 수준으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훌륭한 소설가가 우리 역사의 위대한 인물들에게도 관심을 좀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민초 한 사람에게만 주목하더라도 훌륭한 의식을 가진 인물들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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