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의자에 새긴 약속 - 평화의 소녀상 작가 노트
김서경.김운성 지음 / 도서출판 말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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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관련 서적을 읽는 것만큼이나 심적으로 읽기 힘든 책이 있다. 바로 일본군 '위안부' 관련 서적이다. 과거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읽으며 눈물이 앞을 가려 한 페이지 읽는데 몇날며칠이 걸렸는데, 읽은 뒤에도 가슴이 먹먹하고 심장이 뻥 뚫린 것 같아 한 달을 잠들지 못하고 뒤척였다. <빈 의자에 새긴 약속>을 읽고도 울분으로 잠들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이 커서 읽기를 미루다 미루다 이제사 완독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나 늦게 읽은 것마저 죄스럽게 느껴지는데, 전범국에서는 이 소녀 상 하나 어쩌지 못해서 안달복달하는 모양새를 보니 분노가 하늘을 뚫고 올라갈 것만 같다.

 

 

시대를 잘못 태어났을 뿐. 힘 없는 나라의 소녀였을 뿐. 그분들에게는 죄가 없다. 올바른 정신 상태를 가진 사람이라면 대한민국 국민이건 아니건 간에 객관적으로 인정할 부분이다. 꽃다운 나이게 끌려가 고문보다 더 모진 현실을 겪고 살아돌아온 사람 중 일부인 그들의 인생을 보상해줄 ...복구해줄....세상은 어디에도 없었다. 더구나 그들을 끌고갔던 손은 걸레문 것 같은 발언들을 일삼고 있다. 죄받아 마땅하지만 뻔뻔하게 구는 그들 앞에 작은 소녀상 하나를 세웠을 뿐인데, 난리법석을 떨고 있다. 전후 모든 죄를 오픈하고 사죄하는 마음으로 다시는 같은 일을 범하지 않도록 교육하고 있는 '독일'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일본'.

그들의 국민에게 일어난 일이라면 과연 우리처럼 '소녀상'에 평화의 메시지를 담아 세울 수 있을 것인가. 김구 선생님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 도시락 폭탄을 제조해서 들고갈 일이 아닐 수 없겠다. 소녀상의 설치를 두고 일본이 하고 있는 폭언과 행동들은.

 

 

설치된 작은 소녀상은 수난을 당했다. 봉투가 씌워지기도 했고, 망치로 머리를 가격 당하기도 했으며 한 일본인 디자이너는 '매춘부'로 매도하기도 했다. 게다가 2015년 12월 28일 한일 양국의 외교부는 위안부 문제를 합의했다고 발표하여 국민의 멍울에 생채기를 보탰다.
(작년 이맘때즈음 일이라 혹시 이 일에도 최씨여인이 관여되어 있다면 이는 국민의 철퇴를 맞아도 싼 일이 될 것이다)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훨씬 더 무섭다는 것을 대한민국에서 짧은 기간 국민으로 살아오며 두루두루 경험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해지고 만다.

 

아픈 역사를 담고 있지만 평화적 메시지로 풀어낸 '소녀상'은 부부 조각가에 의해 완성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딸이 '할머니 그림자' 아이디어를 보태고 작품의 모델이 되었기에 온 가족이 공들여 참여했다고 해야 더 정확한 표현이 될 듯 싶다.

평화의 소녀상이 품은 열두 가지 상징이 무엇인지, 머리카락이 왜 잘려진 것인지, 두 주먹을 왜 꼬옥 쥐고 있는 것인지...책을 통해 꼭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과서 외 필독서로 선정해 읽히면서 역사를 바라보는 올바른 시선, 소녀상을 세계 곳곳에 세울 수 없는 현실을 자라는 청소년들도 알고 자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의 목소리가 마음 속에 메이리친다. "일본을 다 준대도 용서할 수 있을까? 내 인생 돌려도!" 일본을 몽땅 내놓아도 끌려간 소녀들의 인생을 되돌릴 수 없다. 그런데 그들은 뻔뻔하게 합의금을 줄테니 입 다물라고 한다. 그리고 일본의 국격을 위해 소녀상 설치를 방해하고 폄하하고 있다.

 

연말, 남은 세금으로 보도블럭을 파헤치는 것보단 소녀상을 세우는 것이 더 바람직한 선택이 아닐까. 세계적으로도 '철거'가 아니라 '더 많이' 세워져야 하며 국가가 앞장서서 핏대를 울려야 할 판에 대한민국 정부는 무능하고 비겁했다. 그래서였을까? 지난 26일 광화문 집회에 소녀상이 등장했다. 반성은 일본만의 몫이 아니었던 것이다.

한 때는 소녀였던 그들은 인생을 짓밟히고 삶을 유린당했다. 사지에서 함께 동지처럼 의지했던 또래 친구들이 죽음을 지켜봐야 했고 지옥에서 살아돌아왔지만 대한민국은 천국의 둥지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들은 제대로 된 사과를 원하고 있다. 그래서 소녀상은 '평화의 메시지'일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대고 '얼마면 돼!!!얼마면 .."이라고 핏대 높인 일본은 저급했다. 일본이 지도 상에서 사라져도 복구할 수 울분이라고 하면 그들은 납득할 것인가.

미루어 읽은 것이 죄스러울 정도로 책은 담담하게 여러 이야기들을 내뱉고 있었다. 소녀상 제작과 설치에 관한 이야기이므로 생각보다는 심적으로 읽기 힘든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먼저 읽은 사람으로서 이 책 필독서처럼 읽혀지도록 계속 입소문 내야겠다. 꼭 읽어야만 한다!


알아야 한다! 이번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를 보며 절실히 깨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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