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을 지나는 너에게 - 인생에 대한 짧은 문답
김원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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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매일 행복한 사람인가? 한번도 해 보지 않았던 물음을 이 책을 읽으며 해 본다. 그저 '오늘 하루가 참 힘들었다','오늘은 행복한 날이네','운이 좋은 날인가?' 정도는 생각하며 살지만 '매일매일 행복한 사람으로 살고 있나?'라고 고민해 본 적은 없는 듯 하다.

 

 

놀랍게도 저자는 3년에 하루 정도 불행하다고 느낀다고 했다. 눈 뜰때마다 감사하고, 매일매일이 행복한 편이라는 저자는 대체 어떤 사람일까. 표지를 다시 넘겨보니, 익숙한 이름 하나가 보였다. 월간 PAPER !!

 

본 적이 있다. 몇 번이나. 이젠 격월간으로 바뀌었다는 페이퍼는 좀 특이한 잡지였는데, 그때도 그 글들이 조금 남다르게 읽혔는데, 이 책이 주는 글의 느낌도 비슷했다.

 

 

화려하거나 반짝임이 강한 글이라기 보단 소소하면서도 잊고 살았던 무언가를 자꾸만 캐내게 만드는 그런 글이랄까.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잠깐 멈추고 질문을 던져보게 만든다. 살아가는 것은 하루하루 주어진 당연한 삶일 뿐이었는데, 누군가는 그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이쯤되면 부끄러움은 내 몫으로 남게 되는 것일까. 바쁘게만 살았지 진지하게 살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인생사 그리 아등바등할 필요도 욱하며 화낼 필요도 없을 듯 하다. 하지만 어디 삶이 그런가. 살다보면 화가 치솟을 때도 있고 내일이 없는것처럼 절망에 빠질 때도 있으며, 눈물이 주룩주룩 흐르는 날도 있게 마련이다. 그런날 너무 올라가 있거나 내려가 버린 마음을 중간지점으로 데려다 놓기에 적당한 책이 아닐까 싶다. 이 책!

 

 

이렇게 편안하게 대화하듯 써 놓은 책. 편한 마음으로 읽기 좋아서 자주 펼쳐들게 된다. 돌아오는 다음주에 또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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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여행 - 만화가 이우일의 추억을 담은 여행책
이우일 글 그림 / 시공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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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쁜 여행이란 없다. 안좋은 기억의 여행이 있을 뿐(p18) 이라는 말이 눈에 들어온다. 그랬던가? 되짚어보면 최악의 순간에도 여행은 아름답게 남았다. 나의 경우엔. 웃으면서 돌아다녔던 여행도 있었던가하면, 불편했던 여행도 있었으며, 울면서 돌아와야했던 여행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난 후 모든 여행은 내게 좋은 기억들만 남겨 놓았다.

 

<노빈손 시리즈>의 만화가 이우일의 여행책은 왠지 알록달록 할 것만 같았고 캐릭터 그림들로 가득차 있을 것만 같았지만 딱 절반만 맞았다. 여행을 떠나기 전 가방에 무엇을 넣을 것인가? 고민하는 것도 여행지에서 제발 바퀴벌레만은 만나게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도 우리와 다를 바 없었다. 만화가라고 해도 여행 앞에서는 일반인과 똑같은 자세일 수 밖에 없나보다.

 

그런데 생각의 독특함만큼은 남달랐다. 기억은 기억일 뿐 추억에 유통기한이 있다고 생각해 본 적 없는데, 해당 페이지를 읽으면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기도 했고, 장롱면허로 해외에서 운전을 시도하는 페이지에서는 간이 쫄아 콩닥콩닥 대기도 했다. 이러다가 작가의 작품을 더 이상 못보게 되는 거 아냐?라는 불안감에 치를 떨면서. 남의 여행인데 왜 내 기분이 이렇게 오르락내리락하는지 모르겠다. 이 책! 묘하다~ 정말. 만화가라는 직업은 외출보다는 방콕이 더 어울려 보이는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여행기는 읽을거리가 정말 풍성했다. 특이하게도 사진 없이 그림이 가득한 여행서적이었지만 구경하는 데 전혀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다.

 

그의 말처럼 인생은 정말 짧다. 스스로에게 잦은 기회를 주기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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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
윤석미 지음 / 포북(for book)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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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시작하는 게 너무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별'을 받아들이는 게 너무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거의 모태솔로라고 해도 좋을만큼 연애를 어려워하는 남자는 자존감이 너무 낮아 시도해 볼 엄두를 내지 못한 채 매번 짝사랑으로 가슴앓이를 하며 상담을 신청해왔고 일방적으로 끝맺어진 사랑에 밤잠 설쳐가며 가슴을 쥐어 뜯던 여자는 밤낮 가리지 않고 자신의 전화를 받아달라며 핸드폰을 눌러댔다.

 

 

 

 

 

 

누구에게도 연애의 흑역사는 있다. 얼마전 만났던 친구의 입에서 나온 말인데, 언제나 현명한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그녀였기에 그 말이 참 낯설게 느껴졌다. 그러고보면 내게도 흑역사의 시기가 있었다. 사랑을 시작하는 게 너무 어려운 타입은 아니고,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좀 더 최선을 다한다면 다른 일들처럼 잘 이어지지 않을까? 라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문제가 되어 발생했던 일들이었다. 이제와 되돌아보면 참 열정적이었지만 부질없이 시간을 축내던 시간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사랑에 가슴앓이하는 지인들이 연락해오면 잘 들어주되 그들을 충동질하거나 부추기는 멘트를 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

 

 

귀를 열고 말을 줄이는 것. 그들을 대할 때 필요한 자세다. 그런데 이젠 말보다는 책 한 권을 권하면 될 듯 싶다. <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는 천천히 꽤 오랜 시간 읽어야할만큼 내용이 빼곡하다. 그러면서도 책 한 권이 오롯이 사랑의 씁쓸한 상황에 관한 글들이라 열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건네기 안성맞춤인 책. 정세진 아나운서의 말처럼 사랑은 언제나 참 좋긴 한데, 어렵다. 비슷한듯 하면서도 늘 달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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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신전 - 19마리 고양이들이 전하는 행복전도서
강인규 지음, 한은경 사진 / 아토북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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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쉽지 고양이 19마리와 함께 사는 일이 쉬울 리 없다. 하지만 힘든만큼 웃음도 두배임을 안다. 겨우 여섯 마리 고양이와 아옹다옹하며 살고 있지만 '집사생활'을 몇 년 째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어학을 전공한 부부는 도시의 삶을 뒤로하고 강화도로 귀촌했다. 이 부부 외에도 고양이로 인해 귀촌한 작가들이 몇몇 있어 '왜 고양이와 살면 귀촌하게 될까?' 궁금했는데 요즘 같아서는 정말 그 마음이 백퍼센트 이해가 된다. 조용히 그리고 간섭받지 않고 평화롭게 살고 싶은 마음이었으리라.

 

은퇴하고 '고양이 고아원'을 열고 싶다던 부부는 대신 '고양이 신전'을 열었다. 처음에는 한 마리였으나 몸과 마음이 불편한 녀석들을 구조하다보니 결국 많은 수의 고양이들과 더불어 살게 되었다. 물론 포기하고 싶었던 시절도 있었노라 고백하며 어떻게 개를 좋아하던 남자가 고양이와 살게 되었는지 담담하지만 재미나게 풀어놓았다.

 

 첫 장에서부터 '애니멀호더'라고 농담처럼 자신을 소개하는 저자는 개를 좋아하던 남자였다. 오로지 여자친구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고양이를 좋아한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캣대디가 되었고 첫 고양이 '꼬마'의 집사로 살게 되었다. 그때의 그 여자친구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살면서 고양이 가족은 늘어만 갔다. 그리고 <고양이 신전>이라는 책 안에 사연이 담겼다. 작은 책 한 권 안에 등장하는 고양이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고양이 집사라면 구경하는 내내 미소를 거두지 못할만큼 많은 녀석들이 등장한다. 다들 내 고양이 같고, 내 길고양이 같고, 어디서 본 듯한 친근한 얼굴들이었다.

 

 

정말 이 짧은 생을 살다가는 녀석들이 9개의 목숨을 타고 태어난 녀석들이면 좋겠다. 내가 첫번째 집사이든, 마지막 집사이든 그 짧은 생이 계속 이어져 불행보다는 행복한 기억을 많이 담아갈 수 있도록.

 

 

이 책을 읽다보면 왜 모든 고양이들이 아름다운지, 사랑스러운지 알게 된다. 고양이를 혐오하는 사람들의 수가 고양이서적들로 인해 조금씩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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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든 책방 - 제일 시끄러운 애가 하는 제일 조용한, 만만한 책방
노홍철 지음 / 벤치워머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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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끼리 쓰는 말이 있다. '판을 벌렸다' 구경거리가 많을 때 쓰는 말인데, '노홍철이 판을 벌리면' 뭔가 재미난 일을 시작했을 것 같아 주목하게 된다. 영국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이 한국에 오면 꼭 만나고 갔으면 하는 사람이 '방송인 노홍철'이었다. 경제 전문가, 기업의 총수도 아닌 방송인인 노홍철을 꼭 만나고 갔으면 했다. 재미나게 살아가는 두 사람이 만나면 분명 즐거운 일들이 생길 것만 같아서.



그런 연예인인 노홍철이 책방을 냈단다. 노홍철과 책방이라...이렇게 안 어울리는 조합이 또 있을까. '제일 시끄러운 애가 하는 제일 조용하지만 만만한 책방'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너무나 궁금해졌다.

 

 

책방은 '해방촌'에 위치하고 있었다. 서울 살면서 단 한 번도 가 보지 못했던 곳, 해방촌. 요즘 그곳 이야기가 사부작이 들려오는 가운데 노홍철이 터를 잡았다는 말이 더해지자 정말 개성 강한 동네처럼 느껴져 궁금해졌다. 서울 여행길에 가로수길, 경리단길이 아닌 해방촌 나들이를 다녀와야겠다 싶어질만큼.



<철든책방>은 상상보다 화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에 압도될 정도였다. 하지만 탄생배경이 궁금해서 펼쳐든 책을 읽다가 피식 웃음이 났다. 역시 노홍철스러웠으므로......!

 

 대형서점에 밀려 소규모 동네 책방이 사라지고 없는 요즘, 노홍철의 작은 책방도 한산할 거라고 생각했으나 철든책방은 목소리를 낮추거나 침묵해달라고 요청할만큼 사람들이 빈번하게 드나드는 공간이었다.  이웃과 더불어 탄생한 동네 책방이라는 점도 홍철스러웠다. 대문에 들어설 때 깜짝 놀라고말 홍철동상과 화려한 색감의 홍철전을 제외하고는 정말 심플하면서도 멋드러진 곳이 <철든책방>이다.

 

 

애초에 판매가 목적이 아닌 소통이 목적인 공간이었기에 책방은 1층에 위치하고 있고 2층은 오픈하우스로 꾸며졌다. 게다가 지하는 소규모의 전시 혹은 공연을 위한 문화공간(워크숍 룸),옥상은 독자들을 위한 루프톱 공간이라니....어쩜 이리 멋진 생각을 해냈을까. 그는.



TV에서 자주 얼굴을 볼 수 없다고 해서 인생이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님을 실감케 만든다. 연예인의 생명은 '방송'이 팔할정도 좌지우지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는 알차고 재미나게 인생을 꾸려갈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시끄러운 방송용 노홍철보다 사람냄새나는 소통왕 노홍철이 더 좋다. 개인적으로는.

 

 주어진 틀이 아닌 자신의 생각대로 사는 삶을 선택한 아티스트들이 모여든 해방촌 거리에서 그의 책방은 그 중 하나의 공간일지도 모른다. 별로 튀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곳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이 좋아서, 이웃이 재미있어서, 머물러보니 좋아서져 그들과 함께하기 위해 주민이 된 방송인이 흔할 리 없다.

 

 

동전에는 양면만 존재하지만 사람에겐 무한한 면이 존재한다. 노홍철도 그랬다. 처음 보여진 겉면보다 세월의 흐름을 타고 조금씩 흘려지듯 배어나오는 '인간 노홍철'의 모습은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남에게 피해가 갈까? 싶어 조심 또 조심하고 약간 소심한 듯 하면서도 즐거운 것을 찾아 나눔하려는 외향성도 지닌 사람. 하고 싶은 걸 해내는 사람을 응원하는 건강한 마음을 가진 사람. <철든책방> 속에서 발견한 그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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