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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 받은 황비 1~2 세트 - 전2권 ㅣ 블랙 라벨 클럽 7
정유나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1권] / 남자, 사랑을 모르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운명이 정해졌다. 천년 역사를 지닌 카스티나 제국의 제 34대 황제로 등극할 루블리스의 황후로 내정된 아리스티아. 황후가 되는 길 외에는 그 어떤 길도 알지 못했던 그녀에게 운명은 가혹했다. 딱 1년을 앞두고 미래에서 온 소녀 "지은"에게 그 자리를 빼앗기고 말았으니. 제 1의 여성이 될 운명이었던 티아는 그렇게 버려졌다.
원래 다정하지 않았지만 신탁의 여인을 황후로 맞아들이고 나서는 더욱더 냉정해진 황제의 곁에서 묵묵히 그 역할을 수행하던 티아는 그만 아이를 잃고 가문을 도륙당한 채 처형당하고 말았다. 가장 명예로운 자리에서 내쳐져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된 까닭은 까만 머리 소녀 때문이었을까? 잔인했던 황제 때문이었을까?
사랑을 모르던 남자에게 의리를 지켰던 티아는 도끼가 목을 치는 순간, 타임캡슐을 타고 이동하듯 과거로 되돌아와 있었다.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시간이 그녀에게 주어진 것이었다. 현재 한참 재미나게 시청 중인 드라마 [미래의 선택]에서 미래는 자신이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될지 알면서도 같은 남자를 선택하는 고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티아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자신의 미래를 바꿀지, 운명의 상대를 바꿀지....1권만으로는 전혀 알 수 없기에 2권을 집어들면서도 나는 그녀가 1권에서 보여주던 답답한 삶에서 탈피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랬다.
[2권] / 과거와는 다른 남자, 하지만...
꿈을 꾸었다. 꿈이라고 생각했다. 처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던 그 순간이 너무나 생생했지만 아버지도 살아있고 자신도 살아있었다. 하지만 꿈에서 본 일들은 곧 닥칠 일들이었다. 그녀가 이 세상으로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던 것이다. 공식적으로 약혼관계지만 단 한 순간도 그는 그녀에게 매혹된 남자의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조금씩 변화의 모습들이 보여졌다. 해바라기 같던 티아가 이전과 다른 행동들을 일삼자 황태자도 슬슬 그녀를 궁금해하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주위 남자들의 시선. 하나만 알던 티아에게 다른 세상이 주어졌다. 그리고 관심 밖이었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로맨스도 파헤치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또 다른 재미를 던져주고 있었다. 다만 이야기의 결말은 오픈된 채 종결지어졌다. 두 명의 황태자. 같은 모습이지만 전혀 다르게 행동하는 두 사람. 한 번 더 믿어볼 것인지, 다른 선택을 할 것인지 티아는 결정하지 못했다. 아직 지은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더 기다려 보기로 할 뿐.
외전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야기의 중심은 티아와 황태자 그리고 알렌디스로 이어졌다. 판타지 소설을 많이 접해본 것은 아니지만 로맨틱 소설 읽기를 좋아한 탓에 비슷한 이야기들을 많이 읽어왔다. [성균관 스캔들],[화홍]같은 소설은 역사를 물고 있지만 읽는 내내 톡톡 튀는 대사와 가독성 있게 읽히는 문체 때문에 밤새 열광하며 읽어댔었다. 그에 비하면 [버림 받은 황비]는 시트콤의 흐름마냥 뚝뚝 끊기는 느낌이 있어 읽는 동안 약간 불편했던 것이 사실이다. 연재물을 읽었다면 나 역시 1100만 클릭에 손가락 힘을 보탰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연달아 읽어야 하는 종이책으로 읽으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바로 이것이었다. 눈 앞에 펼쳐진 듯 영상을 보여주지 못했던 이야기. 그 아쉬움만 뒤로 한다면 [버림 받은 황비]는 게임으로 만들어도 괜찮을 듯한 세계관이 펼쳐진 판타지였다.
3권에서는 다른 이야기들이 펼쳐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