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감독과 여배우의 스캔들로 시끄럽다. 상처가 생긴 가정과 모든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선택하겠다는 연인. 누군가의 손을 들어주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니다. 시작이야 어쨌든 간에 모두에게 생채기를 남긴 사건이므로.
<고백>으로 충격을 던져 주었던 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 <망향>도 다르지 않았다. 삼십 년 전 아버지는 내연녀와
함께 교통사로고 죽었지만 손가락질은 남겨진 가족의 몫이었다. 바람은 아버지가 피웠는데 그로 인해 상처받은 쪽도 가족인데 왜 아내와 두 딸이
모멸감과 왕따를 겪어야 하나? 싶었더랬다. 더군다가 지역은 '섬'이었다. 이쯤되면 딸의 소망을 받아들여 이사가도 좋으련만 무조건 미안하다며
허리를 숙이기만 했던 엄마는 딸에게도 미안하다며 섬에서 계속 살자고 했고 큰 딸은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섬을 떠났다. 그리고 마흔 중반이 되어
돌아왔다. 유명작가의 신분으로.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다섯 이야기들. 처음에는 섬에서 나고자란 여섯 남녀의 이야기가 하나로 얽혀 그 옛날의 사건을
시원하게 밝혀줄 줄 알았다. 무언가 다른 반전이 준비되어 있어 궁금한 독자를 무서운 속도로 몰고가길 바랬다. 하지만 이야기는 기대했던 것과 달리
잔잔했다.
발표작마다 <고백>과 비교되어 "고백이 내 대표작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바람으로 쓴 작품이라고 해서 한껏 기대를 했었는데
여전히 전작만한 후작을 발견하진 못해서 애정하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참 아쉽다.
그냥 그들의 사연이 좀 애잔했을 뿐, 기대했던 이야기만큼은 아니어서 살짝 실망했다. 이번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