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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신선식품 - 소비자기에 용서할 수 없는
가와기시 히로카즈 지음, 서수지 옮김, 최대원 감수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어떤 마트가 좋은 마트일까?
값싸고 번들 상품 많이 주고 폭넓은 선택을 위해 다양한 품목을 구비하고 있는 마트가 좋은 마트인 줄 알았다. 그동안 나는 그렇게 알고 살아왔다. [화장픔 나 없이 사러 가지마라] 시리즈를 읽기 전엔 그저 편안하고 색감 좋은 화장품들을 선호했던 것처럼 한 일본 사람이 쓴 마트 신선식품]이라는 책을 읽으며 분노에 치를 떨기 전까진 그랬다.
가와기시 히로카즈는 식품의 품질관리 일을 하며 소비자가 마트에서 안전하고 맛있는 식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그동안 우리도 잊고 살았던 좋은 마트에서 신선한 식품을 구입할 권리가 소비자인 우리의 것이라고 역설하며 앞으로는 속으며 지갑을 여는 일이 없도록 우리의 식탁 건강을 책임지는 사람이기도 하다.
물론 일본마트를 검역하는 사람이기에 우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책에 쓴 일들이 우리네 마트의 현실과 그닥 다르지 않기에 책을 통해 익혀두면 이 땅에서도 마트의 달인들이 탄생할 수 있을거라도 생각한다. 나 역시 그런 소비자 중에 하나로 거듭나기 위해 책을 읽고 또 읽어 숙지하고 있다.
무슨 법령을 외우는 것처럼 암기하게 되는 까닭은 건강과 직결되는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언가에 속아서 바보처럼 현혹되는 일을 좋아하지 않기에 똑똑한 소비자가 되기 위해 오늘도 마트에서 일어나는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몇번을 반복해 읽었던 책을 또 읽고 있다. 음모는 이렇듯 미스터리나 스릴러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우리를 위협해대고 있다.
전날 남은 참치가 재가공된다는 사실도, 전날 남은 토막생선이 도마 위의 횟감으로 둔갑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며, 아침에 잡았다는 생선이 오늘 아침이 아니라 어느날의 아침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면 뒷골 사이로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리게 된다. 착각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 때문에 우리는 "당연히" 오늘 아침일거라고 착각하며 구매하지만 판매대에는 "오늘"이라는 단서가 없었음을 곰곰히 떠올려보게 된다. 속았다~!!!!는 억울한 느낌. 그래서 "당연한" 것들과 안녕을 고하고 의심하고 판단하며 영리하게 소비하기 위해 두 눈과 손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마트를 활보하게 되었다. 책을 알게 된 이후부터.
라벨갈이로 유통기한이 변경된 상품은 없는지, 달걀은 실온에서 비치되어 있는지 상온 비치상품인지, 방역 부주의로 라면 봉지 안을 뚫고 바퀴벌레가 들어와 있는 것은 아닌지...모든 품목들이 찝찝해져 버렸기에 책 사이사이에 끼여 있는 우리나라의 위생법도 참조하면서 이 좋은 내용들을 지인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좋은 내용은 발췌해서 문자 발송해주고 있다. 매일매일.
소비자 모두가 똑똑한 소비를 한다면 가공업자나 마트 역시 좀 더 지키며 일하지 않을까 싶어져서다. [불만제로]를 볼때마다 화를 냈던 일, 얼마전 뉴스에서 계란의 유통에 문제가 있었다는 소식을 접하며 화냈던 일 하며, 여전히 세상 이면에는 화내야할 일들이 많다. 우리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에도 장난치는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쓰레기만두 파동때엔 전국민이 얼마나 경악했었는지...!!!
누군가의 입이 아닌 나의 입에 들어간다는 생각으로 가공을 하고 진열을 한다면 이런 일들은 줄어들텐데...장인정신의 부재가 아쉽기만 하다. 순진한 소비자를 농락하는 마트의 검은 그림자를 걷어낼 방안은 역시 소비자 스스로가 똑똑해지는 방법 밖에 없는 듯 하다.
1. 매장에 코너마다 직원이 있는 마트인지 확인할 것
2. 직원의 상태가 청결한지 확인 할 것.
3. 적재한계선이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할 것.
4. 페트병의 상표가 고객을 향하고 있으면서 차갑게 진열되어 있는지 확인 할 것
5. 바닥에 내려놓은 상품은 불결하니 주의 할 것.
6. 계산대와 자율포장대의 위생상태를 확인할 것.
7. 진열대 윗부분에 바퀴벌레나 해충이 없는지 주의할 것.
8. 폐점 직전 조리식품과 빵, 생선회등의 신선식품이 줄어들지 않는데 할인도 하지 않는 곳은 재사용할 확률이 높음을 유의.
뿐만 아니라 코너별 주의사항까지 꼼꼼히 체크하다보면 대형마트에서도 동네마트에서도 건강을 해칠만한 식품을 구매하는 경우의 수를 줄여나갈 수 있을 것 같다. 마트의 이면을 고발한 가와기시 히로카즈는 묻는다, "누구를 위해","무엇을 위해" 식품을 판매하는가?하고-. 이윤추구에만 급급해 정말 중요한 것들은 잊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고. 마트를 향한 물음도 소비자를 향한 물음도 아닌 이 사회를 향한 물음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중요한 까닭은 거기에 있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 일들이 법률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간과되어 진다면 이 문제는 법적제도가 더 완비되어야 할 사항이지 대충대충 넘겨져야할 사항이 아닌 것이다.
페이스 북, 블로그, 스마트 폰....소비자의 목소리가 세상을 향해 터져나오고 있는 시대다. 전문가의 눈에도 소비자의 눈에도 정직하게 장사하는 좋은 마트들이 점점 더 늘어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