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은 우주인이 아니었을 것이다. 코코 샤넬 또한 우주인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들이 우주인이라고 믿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믿음이나 이해가 아닌 그저 재미있을 것 같았다. 세상을 떠난 유명인들이 죽어버린 것이 아니라 어디론가 멀리 떠나버렸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덜 쓸쓸할 것 같기도 했고. 인터뷰식으로 꾸려진 이 책 속에서 마이클 잭슨은 시리우스 별의 마음 치유사로, 찰리 채플린은 헤드로포보스별의 신사로, 코코샤넬은 시리우스별의 똑똑한 이기주의자였으며 마리아 칼라스조차 잉케별의 예술가였다. 또 잉케별의 또 다른 외계인 어니스트 헤밍웨이나 시리우스별의 또 다른 외계인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아이콘들에 대해 이렇게 생각해 보는 것은 참 색다른 일이었다. 하지만 책의 마지막에서 언급해 놓은 것처럼 그들만 외계인인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어느 별에서 온 우주인이라는 생각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조금 더 다르게 만들었다. 심심하고 지루한 일상에 상상력을 불어넣으면서 누구누구의 누구가 아닌 나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는 지구별에 와서 지구를 변화시키는 인물로 남기 보다는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으면서도 되돌아갈 때엔 "공부를 했다"는 마음으로 끝맺어져 있어서 좋았다. 그들이 정말 외계인이든 아니든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생을 여행으로 바라보고 죽음을 돌아가는 곳으로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 좋았다고나 할까. 정말 죽음이 저승사자가 데리러 오는 것이 아니라 우주선을 타고 이 별을 떠나는 것이라면 세상 사람들은 그 마지막 순간을 그토록 두려워하거나 아쉬워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명의 스타들이 나오지만 처음 예상 했던 것처럼 나는 [코코샤넬]편이 가장 좋았다. 꼭 샤넬을 입어야 한다고 고집하진 않지만 여성들이 샤넬 스타일에 열광한다면 그만큼 의식수준이 향상되었음을 뜻한다는 부분에서는 정말 그녀의 육성으로 듣는 것 같은 착각이 일 정도였다. 영화를 보면서도 코코 샤넬에 매료되었던 것처럼 책을 읽으면서는 그녀와의 가상 인터뷰를 통해 그녀의 당당함을 이해할 수 있었다. 수선재의 책은 두번째지만 참 특이한 책들을 펴내는 이 출판사의 시리즈가 어디까지 이어질까. 출판사 사람들이야말로 우주인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들은 특별한 아이템을 담아내고 있다. 세번째 책에서는 대체 어떤 이야기들을 펼쳐놓을지 독자는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하게 만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