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다리를 건넌 강아지
신도 후유키 지음, 장하나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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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음 아픈 상태가 치유되는데는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할까

문정희 배우가 반려견을 떠나보낸 뒤 했던 말이 기억이 난다.

이별은 내 몫이고 행복한 기억은 (반려견)마누가 가졌으면 좋겠다 고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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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저자 신도 후유키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집필하는 작가이자 영화감독,연예기획사 운영까지 하고 있는 사람으로 자신의 경험담을 녹여 <무지개다리를 건넌 강아지>라는 책을 썼다. 이 책이 작가 생활 24년 동안 유일하게 자신을 울린 원고라는 점과 더불어 무지개 다리를 건넌 반려견 브렛과의 추억이 어린 작품이라는 소식을 접하곤 더 소중히 페이지를 넘기며 읽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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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반려인의 마음으로, 반려가족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





키우지 않으면 공감하기 어려운 그 마음

제작사 대표 미나미노는 독불장군타입의 일중독자로 '개를 키우느니 그 시간에 차라리 일을 더 하는 게 낫다'는 주의다. 그래서 거래처 접대보다 아픈 강아지를 돌보고자 회사에 양해를 구했던 직원의 상황을 헤아리지 못했고, 아내의 마음이나 오랜기간 동업한 친구의 진심마저 놓쳐 버렸다. 결국 혼자가 된 35살의 남자 미나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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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된 실수로 일터에서 배제된 그가 보란듯이 재기할 방편을 찾던 중 엉뚱하게도 이웃 노인이 그의 반려견을 강제로 떠맡기곤 떠나버린다. 성공가도에서 미끄러진 남자에게 운명은 강아지 한 마리를 투척(?)했고, 그는 엉겁결에 반려견 '파스텔'을 가족으로 맞이하게 된 것이다. 아무 사전 지식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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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돌보는 일에 서투를 수 밖에 없었고, 자신보다 더 좋은 반려가족을 찾는 노력도 해 보았지만 결국 강아지는 그의 곁으로 돌아왔다.



파스텔과 함께한 시간은 고작 일주일 남짓이었는데

몇 년이나 함께 지낸 것 같은 착각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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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진짜로 몇 년을 키우다가 이별했다면,

그 감정은 또 얼마나 깊을까

p135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반려견 '파스텔'

4년이 지난 뒤 그는 이전과는 다르게 산다.

반려견이 아파 집에 가야한다는 직원을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이 반려견을 키우게 되었고,

드라마 프로덕션이 아닌 동물전문 제작 프로덕션을 운영 중이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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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이 이어준 인연으로 회사의 직원이 된 가나데까지 더해 예전보다 훨씬 행복한 삶을 누리던 중 그에게 뜻밖의 사고가 일어나게 되고 결국 파스텔이 악성 림프종 4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의 인생은 또 다시 큰 변화를 겪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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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가족의 불행이 트라우마가 되어 성공에 집착했던 그에게도 여유롭고 따뜻한 봄날이 찾아왔나 싶었는데, 4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아픈 반려견을 케어하는 과정과 이별을 맞이하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긴 <무지개다리를 건넌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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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로스를 이겨 내는 희망을 그리다'라는 문구에서 막연히 떠올렸던 펫로스 후 극복하는 마음 자세 등이 실린 에세이나 소설이 아닐까. 했던 상상을 책은 살짝 비켜갔다. 마치 같은 고속도로 위 다른 차선을 달리는 것처럼.





곁을 떠난 반려동물을 떠올리게 만드는 소설

펫로스를 극복하는 과정을 그려 공감을 이끌어낼 것 같았던 이야기는 사람과의 관계가 극적으로 치닫았던 한 남자가 반려견과 교감하며 서서히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병으로 파스텔을 떠나보내며 펫로스를 겪게 되지만 그 이전의 삶과는 다른 인생을 살게 된 그에게 또 다른 강아지가 찾아들며 소설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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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떠난 고양이와 이별한 지 3년. 여전히 펫로스를 겪고 있어 눈물없이 읽을 수 있을까? 고민했던 책인데 생각보다 일반소설 읽듯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 아마 펫로스에 포커스가 집중된 것이 아니라 미나미노의 인생변화를 따라 스토리가 흘러가서인 듯 하다. 그리고 개를 전혀 알지 못했던 성질 급한 남자와 마냥 활발한 강아지가 함께 하는 시간들이 너무 따뜻했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마지막까지 전해져 '기적'이라는 반전이 없는 결말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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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로스, 그 상실감을 위로하는 따뜻한 이야기 한 편을 지나치지 않고 읽어낸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한 듯 싶다.


지금 어떤 길을 걷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가끔은 잠깐 쉬어가는 것도 괜찮아요

그저 샛길이라 생각하고 들어선 그 길이,

어쩌면 미나미노씨가 가야할 진짜 길일지도 모르니까요

p144


개의 하루는 사람의 시간으로 환산하면 

일주일에 가까운 속도로 흘러간다

사람에겐 무심히 흘러가는 하루라도,

개에게는 주인과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소중한 선물인 셈이다

p7


그런 미나미노에게 조금씩 사람을 믿는 법, 

그리고 자신을 믿는 법을 가르쳐준 건, 

말 한마디 없는 한 마리 강아지였다

p283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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