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원은 전쟁
장강명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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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또 한편 장강명의 소설을 읽었습니다. 통일(이라기보다 북한 김씨 왕조가 무너져 버린) 한국의 북쪽에서 벌어지는 가까운 미래의 일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소설의 배경이자 큰 줄기는 프롤로그에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북한도 조용히 무너졌다. 구심점이 사라지자 김씨 왕조의 엘리트 층들은 해외로 도피하거나 신분을 감추고 잠적하기에 바빴다. 그토록 외쳐왔던 김씨 왕조에 대한 충성도, 남조선에 대한 적개심도 모두 공허한 구호였음이 드러났다. 아무도 김씨 정권과 운명을 같이하려 들지 않았고, 누구도 무력도발을 시도하지 않았다." (P9) 전쟁이라도 날 것 같았지만 그냥 조용히 어느날 북한은 무너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남한 사람들은 서독의 사례를 보고 배운 것이 있었다. 장벽 양쪽의 사람들이 해머를 들고 장벽을 부수게 놔둬서는 안 된다는 것, 난민은 거지 떼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 그래서 그들은 휴전선을 유지했다. 이름만 분계선으로 바꾸었다. 비무장지대도 그대로 두었고 철조망도 지뢰도 제거하지 않았다."(P10) 남한은 북에서 거지 떼들이 넘어오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또한 "북한 사람들도 동독의 사례를 보고 배운 것이 있었다. 기록을 남기면 엄청난 보복을 당한다는 것, 세절기로 자른 문서도 전문가들이 공을 들이면 복구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그들은 김씨 왕조 시절의 서류를 전부 불태워 버렸다. 유엔 평화유지군이 그 땅에 들어오기 전에."(P10) 무너진 북에서도 살길을 찾고 있었습니다.

기존의 장강명 소설과는 조금은 다른 톤의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제도 그렇거니와 표현에 있어서도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소설은 프롤로그에 언급된 상황 하에서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건의 줄기는 인민해방군 주도의 마약생산, 지역 상인연합을 통한 가공 및 판매 그리고 조폭을 기반으로 한 지역 토호의 마약 운송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통일 후 북한내부의 군부 및 사회의 변화를 다루고 있고, 외부에서 파견된 평화유지군과의 관계도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제 강점기가 끝나고 광복이 되었을때와 같이 기존에 북한의 기득권 세력이 김씨 왕조가 무너진 이후에도 그 안에서 다시 세력을 형성하고 살아가는 얘기도 들어 있습니다.

장강명의 이야기는 이번 소설에도 여전히 흥미롭고 재미 있습니다. 해체된 특수부대 출신 군인, 지역 조폭 사업가, 평화유지군 파견 군인, 지역에 뿌리를 둔 상인 등이 생존, 배신, 복수의 드라마를 펼치고 있고, 끝까지 영화적 긴장감이 유지되며 소설을 끌고 갑니다. 장강명이 어떤 소설보다도 영화화 했을때 재미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흥미를 떠나서 앞으로 진짜 통일이 된다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정부에서 또 우리가 통일 후의 세상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 않다면 어느날 갑자기 통일이되면 그 일을 감당 할 수 있을 것인지 마냥 대박이라고 기뻐해야만 하는 일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당장 저렇게 사고만 치고 있는 대통령과 정치인들이 버티고 있는 한 통일이 된다해도 앞날은 어두워 보입니다. 진지하게 고민해 볼 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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