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라는 이별 앞에서 지혜의 시대
정혜신 지음 / 창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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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죽음을 두려워하고, 피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신이 아닌 이상 우리는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내 죽음일 수도 있고, 가족, 친구, 동료의 죽음을 보게될 수 있습니다.

이런 죽음이라는 이별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정혜신 박사는 담담하게 얘기합니다.

본인 부부가 암에 걸린 줄 알았을때의 이야기, 세월호 피해자 가족의 이야기, 그리고 강연회에 참석한 참석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구성된 이 책을 읽으며, 지혜의 시대 시리즈의 책으로 참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는 어렸을때부터 감정을 드러내지 않도록 교육을 받으며 살아왔습니다. 즐거운 일이 생겼을때 지나치게 즐거워하지 말 것이며, 슬픈일이 생겼을때 내색하지 않고 의연하게 이겨내는 모습을 보이라고 배워왔습니다. 특히 남자녀석이 그렇게 울면 되겠느냐는 말은 어렸을때부터 많이 들어왔던 말이고, 성장하여 성인이 되었을때는 어른이 또는 가장이 약한 모습을 보이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느냐는 얘기를 들으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죽음앞에서 충분히 그리워하고 충분히 울라고 조언합니다. 제 생각도 같습니다. 슬픈일을 당할때 특히 죽음앞에서 의연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본인의 죽음이든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이든, 심지어 티비에 나오는 타인의 죽음을 보고도 슬픈감정이 생깁니다. 우리 충분히 그리워하고 충분히 울었으면 합니다. 감정을 숨겨야 하는 것만한 스트레스도 없습니다. 기쁜일에 기뻐하고, 죽음앞에서 충분히 울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고통을 치유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내 상처의 내용 자체를 드러내는 데서 비롯하지 않는다. 드러낸 상처에 대한 내 시선이나 태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치유가 결정되나. P5

‘그만해라, 그 정도 했으면 됐다‘라는 말은 이 세상 어는 누구도 내 슬픔을 이해할 수 없을 거라는 극단의 고립감을 부추기는 무서운 말입니다. P27

슬픔을 슬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은 그래서 사람을 살리는 일입니다. P31

힘들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났을 때 힘들어하는 것은 정상입니다. 힘든 상황에서 힘들어하지 않고 지나가는 것이 더 걱정스러운 일입니다. P79

그 죽음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죄의식을 갖는 게 아니라 희생자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죄의식을 나눠가집니다. 죽음에 책임이 있어서가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는 겁니다. P81

죽음을 위한 대비는 충분히 사랑하고 충분히 사랑받았다는 사실 외에는 없다는 것을요. 그것이 죽음에 대한 유일한 대비책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게 됐습니다.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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