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주정뱅이
권여선 지음 / 창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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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다음날 숙취로 후회를 하게 됩니다만 취하고 싶은 날이 있죠. 물론 전혀 효과가 없는 건 아닙니다. 숙취로 고생하더라도 그날 만큼은 술이 도움이 되는 날도 있습니다.

소설속의 주인공들은 국어사전의 주정뱅이(주정을 부리는 버릇이 있는 사람) 정의와는 조금은 다른 사람들 입니다. 물론 여러 이유와 과정이 있지만 죽음을 앞두고, 이별을 앞두고, 가족관계의 끝을 앞두고, 친구관계의 끝을 앞두고 술을 마십니다. 알콜 중독도 있고, 과음도 있고, 그냥 마시는 술도 있습니다.

권여선 작가의 글은 처음 읽습니다만 현실을 과장하지 않고 억지로 미화하지 않는 글쓰기가 마음에 와 닿습니다.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는 현실을 글로 옮겨 놓은 것이 오히려 살아가는데 힘을 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봄밤', '삼인행', '이모', '실내화 한켤레' 가 특히 좋았습니다.

 

우리 다시는 서울로 못 돌아가도 괜찮을 것 같지 않냐? P72

삶에서 취소할 수 있는 건 단 한가지도 없다. 지나가는 말이든 무심코 한 행동이든, 일단 튀어나온 이상 돌처럼 단단한 필연이 된다. P136

이렇게 그들은, 없음이 점점 많아져 없음 외에는 아무것도 없을 때까지, 자신의 없음을 상대방에게 남김없이 선물했다. P263

술자리는 내 뜻대로 시작되지 않고 제멋대로 흘러가다 결국은 결핍을 남기고 끝난다.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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