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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가정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공감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듣고 많은 교육을 받게 됩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기 위하여 노력한 후에 같이 슬퍼하고, 위로하고, 즐거워하는 공감 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얘기하고, 현대사회는 점차 공감불능 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고 세상이 너무 삭막해져 간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친구와 상사와 동료들의 감정상태에 나름 공감하고 기쁨과 슬픔과 노여움과 즐거움을 함께 합니다.
책속의 윤재는 편도체 이상으로 고통과 공감의 능력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그로 인해 할머니와 어머니의 죽음에 슬픔을 느끼지 못하고, 곤이의 공격에 두려움과 아픔을 느끼지 못합니다.
책의 의도와는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우리는 꼭 공감을 해야하는 것 일까요? 때로는 공감의 회로를 닫아놓고 주변의 기쁨과 슬픔과 노여움에서 벗어나서 나만의 감정을 느끼고 나만의 생각을 할 수는 없는 것 일까요? 곤이가 윤재에게 대결을 신청하고 소각장에서 기다릴때 윤재가 곤이를 의미없는 풍경처럼 스쳐 지나가는 장면을 보며 왠지 모를 시원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실현 가능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때로는 앞에 있는 사람 또는 환경 앞에서 그냥 지나가는 저를 생각해 봅니다. 공감해야 한다는 강박이 때로는 피로를 느끼게 합니다.
아그작 소리와 함께 멀고 먼 캘리포니아에서부터 날아든 햇빛이 입 안으로 퍼져 나간다. P28
나도 모르는 사이 곤이는 의미 없는 풍경처럼 나를 스쳐 지나갔다. P113
나는 부딪혀 보기로 했다 언제나 그랬듯 삶이 내게 오는만큼. 그리고 내가 느낄 수 있는 딱 그만큼을.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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