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 감정 오작동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실천 인문학
오찬호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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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들이 설교 중 가끔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여러분! 지금 이 설교를 들으시면서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으시죠? 아~ 이 설교는 김장로가 들어야 하는데, 최권사가 들어야 하는데, 박집사가 들어야 하는 설교인데 라구요 하지만 이 설교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그 사람이 아니라 여러분께 하시는 하나님 말씀입니다." 어딘지 가슴 찔리는 얘기를 들으면 얘써 내가 아니라 다른사람이 들어야 하는 말인데, 잘 하고 있는 내가 대신 듣고 있구나라고 생각할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말은 내가 들어야 할 말이 맞고, 내가 고쳐야 할 일일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책을 읽으며 마땅히 부끄러워해야 할 일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반대로 부끄러울 일이 아닌데 부끄러워하며, 나는 상관없다는 듯 정신승리를 하며 살아가는 저 자신을 보게됩니다. 제 생각에 우리는 대부분 책에서 언급된 상황이나 사례에서 어떻게 해야할 지 어떻게 반응하는 것이 옳은지 모르지 않지만 나 만은, 이번 만은, 이상황에서 만은 이렇게 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나는 그래도 남들보다는 정의롭고 이 어지러운 세상에서 그나마 중심을 잡고 살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저자의 신문배달 시절 스무살 동료가 한 말 처럼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행복하고 살 만한 세상을 위해 나부터 부끄러워야 할 일에 부끄러워하고, 당당해야 할 일에서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겠습니다.

 

부끄러움을 제대로 느끼는 사람은 성정한다. 무결점의 인간이어서가 아니라 과오를 줄여 나가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P13

이런 조각들이 모이면 누군가는 혐오의 대상으로 적격하다는 판정을 받는다. 그럴만한 이유가 무엇이든 내 대답은 간단하다. 그러면 그래도 되나? P29

사회학은 같은 조건을 가진 사람들 중에서 성공한 "예외"에 주목하여 인생은 개인이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결론 내지 않습니다. 개인이 아무리 간절해도 꿈을 이루지 못한 ‘평균치‘가 함의하는 객관적인 불평등을 드러내는 걸 더 중요하게 여기죠. P40

한국에는 늙은 꼰대뿐 아니라, 자신을 우주의 중심인 줄 착각하는 젊은 꼰대도 많다. P54

"스스로 하는 일이 선하다고 생각할 때만큼 무서운 것은 없다." P67

한국인들은 사람이라면 정말로 필요한 부끄러움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누군가를 상시적으로 아프게 한다. P113

"종종 자주는 아니지만 아주 가끔, 법이 정의의 일부가 될 때가 있습니다.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날 땐 정말로 짜릿하지요."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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