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여름 나는 루카스를 만났다
케빈 브룩스 지음, 서애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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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 6학년,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이 책과의 만남은 정말 특별했다.

우리 정서와 조금 맞지 않는 부분도 없지않았지만

그런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긴박한 호흡을 지닌 스토리 전개에 매료되어

500페이지가 넘는 만만찮은 분량도 하룻밤 사에에 읽어 치우지 않을 수 없었으니까...

 

도대체 루카스가 누구이길래,

원제 'Lucas'라고 이름 붙일만큼 강렬한 존재감의 그는 어떤 사람일까...

하는 호기심으로 첫 장을 펼쳐들었는데

늪과 같이 쑤욱 빨려드는 흡인력에 날밤을 새다시피 그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청소년 소설로는 적지 않은  524쪽의 두께에

처음엔 살짝 부담스런 마음도 들었었는데

채 몇 장 넘기지 않아 그건 기우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획기적이고 센세이셔널한  청소년 소설을 쓰기로 유명한

케빈 브룩스의 작품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주목할 가치가 충분한 작품이며

게다가 작품성을 인정받는 좋은 어린이·청소년책의 번역자로 너무나 유명한 서애경님의 번역이라

여러모로 기대가 되는 작품이었다.

 



이 이야기는 열다섯 살 소녀, 케이트의 특별한 경험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 기성세대인 우리도 모두 겪었던 질풍노도의 시기,

그 뜨겁고 열정적이었던 과도기, 10대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방향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저마다 젊음의 열정과 일탈의 욕구를 발산하는 청소년기,

대다수의 아이들과 좀 다르게 보수적이고 절제력이 강한 바른 소녀  케이트는

자신의 삶을 뒤흔들 소년, 루카스를 만난다.

 

부모도 없고 집도 없어 떠돌이 생활을 하지만

다른 아이들과 다른 특별한 아우라를 풍기는 루카스에게

케이트는 자신도 모르게 이끌리는 것을 느낀다.

그렇고 그런 사춘기 아이들의 풋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하려던 찰나,

마을에 하나둘 벌어지는 불미스러운 사건들과

그 사건들을 모두 루카스와 연관지으려 하는 사람들의 집단 이지메와 같은 행동들은

믿을 수 없는 흡인력으로 독자를 강하게 끌어당긴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 홀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마치 숲을 보지 못하고 아웅다웅하는 인간 군상들의 추한 모습같고

예지 능력을 지닌 듯 신비로운 루카스의 행동에 케이트처럼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케이트와 루카스와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지라

맑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루카스라는 아이에게 더욱 끌린 것이 아닌가 싶다.

 

섬사람들의 광기 어린 집단 행동은 결국 루카스를 비극으로 내몰고 안타까운 결말로 치달았으며

큰 충격을 이겨내고 평온을 되찾은 케이트처럼

나 역시 많이 아프고 힘이 들었다.

사람들은 왜 자신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맑고 순수한 영혼을 매도하고 비난하는 것일까.

모두가 아니라고 할 때, '예'라고 할 수 있다는 예전 CF의 한 장면이 떠오르며

우리도 지금 이 순간 우리 가운데 있는 루카스를 질시하고 죽이려 하고 있지는 않은지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날마다 그렇듯이, 나는 내일도 아침 일찍 일어나 해변으로 가서

잠깐동안 개펄 너머를 바라보며 서 있을 것이다.

나는 아마도 혼자서 몇 마디 중얼거리면서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

나는 그냥 바다 냄새를 맡으면서 갯가로 부드럽게 밀려오는 파도 소리,

공기 속을 떠도는 바람 소리, 살랑이는 모래 소리,

바닷새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서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내 인생과 잘 지낼 것이다.

지금 내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열다섯 살 케이트의 삶을 뒤흔들고 간 루카스는

아마 케이트의 마음 안에 영원히 살며 친구가 되어 줄 거리고 믿는다.

그리고 그 루카스는 이 책을 읽는 모든 청소년 독자들의 가슴 속에도 함께 살아 숨쉬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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