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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언덕의 집
타카도노 호코 지음, 치바 치카코 그림, 서혜영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무더위로 심신이 지쳐있는 요즘,
깊은 사고를 요하는 독서보다는 몰입도가 높은 재미있는 이야기에 끌리는 게 사실입니다.
고학년 어린이부터 청소년, 성인까지 쏘옥 빠져들
흥미진진하고 신비로운 판타지 동화를 만났어요.
유아를 둔 제겐 그림책 <내 머리가 길게 자란다면>으로 익숙한 일본 작가,
다카도노 호코의 <시계 언덕의 집> 입니다.
처음 제목과 표지 그림을 봤을때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의 <비밀 정원>이 떠올랐어요.
하지만 그보다 훨씬 긴장감 넘치는 모험 & 판타지라 재미도 남달랐답니다.
버넷의 <비밀 정원>은 실존하는 정원인데 비해
<시계 언덕의 집>에 등장하는 '신비의 정원'은 실존하지 않는 가상 공간이라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놀라운 짜릿함과 스릴을 느낄 수 있어요.

앞뒤표지를 모두 펄쳐보았더니 이런 그림이에요.
착하고 예의 바르지만 자신의 장점을 잘 몰랐던 주인공 후코가
'신비의 정원'에 들어가 가장 중심부로 향한 모습이랍니다.
화려한 옷이 가득 걸린 옷장의 옷들을 젖히면 정원의 중심인 분수대로 나갈 수 있거든요.

300페이지가 넘는 두께의 책이지만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편안하게 느끼도록
섬세한 연필 스케치 삽화가 많이 들어가 있어요.
후코가 신비로운 정원을 처음 보고 들어가보는 장면인데요.
이 정원은 아무에게나 보이는 것이 아니라 더욱 특별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줍니다.
과연 정원이 기다리던 진짜 주인은 누구였을까요.
여름방학, 동갑내기 사촌 마리카의 편지를 받고
할아버지댁에 가게 된 후코는 믿을 수 없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매달려있는 회중시계가 꽃으로 변하면 문 밖으로 푸른 정원이 나타나는 걸 보게 되지요.
마츠리카 꽃으로 변하는 오래된 회중시계...
회중시계와 신비로운 정원, 어느날 행방불명된 후코의 할머니에 얽힌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가는
후코의 모험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욕망을 적나라하게 읽을 수 있어요.
처음에는 두려워하던 후코가 점점 정원 깊슥히 들어가게 되고
자신은 이 아름다운 정원의 주인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점점 더 깊은 곳까지 탐험하는 후코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어 독자를 더욱 깊이 몰입하게 해요.

이미 충분히 놀라운 경험을 했지만 끝없이 치닫는 인간의 욕망은 그칠 줄을 모르고
후코 역시 정원의 중심, 분수대로 나아가게 됩니다.
무서운 형상으로 포효하는 석상들 가운데는 어둠의 나락만이 있을 뿐...
욕망에 이끌려 어둠 속으로 떨어졌을 많은 사람들의 전철을 밟지않고 돌아온 후코를 통해
끝없는 욕망의 끝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소중하게 여길 줄 알아야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여름날의 피로를 한 방에 날려줄 놀라운 흡인력을 지닌 판타지 동화,
손에서 놓지 못하는 재미는 물론, 은은하게 남는 감동의 여운까지
아이들과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눌 게 참 많은 작품,
<시계 언덕의 집>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