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세대를 아우르며 찬사를 받는 명작들을 아이들에게 완역본으로 읽히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긴 분량과 어려운 번역 때문에 아이들이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런 아이들도 무리없이 원작의 맛에 푹 빠져들게 하는 사랑스런 동물들의 이야기가 있답니다. 발표된 지 무려 100년이 지난 영국의 어린이 문학 작품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은 100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놀라운 긴장감과 유머, 서정적인 묘사가 돋보이는 걸작이에요. 아이들은 동물을 좋아합니다. 사람이 등장하는 일반적인 이야기보다 동물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더욱 재미있어 하지요. 작가 케네스 그레이엄은 사람보다 더 섬세한 내면적인 면모를 지닌 개성 강한 동물들을 등장시켜 어린이 독자는 물론 어른들까지도 단번에 사로잡았는데요. 발표된 지 100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생생하고 아름다운 책 속 장면들은 고스란히 큰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이 이야기를 저학년때 약 100페이지 가량의 책으로 읽었던 5학년 딸아이는 오랫만에 감동이 다른 완역본으로 다시 읽으며 새삼 아름다운 문장,작가의 탁월한 표현, 흥미진진한 상세한 상황 묘사에 큰 즐거움과 깊은 감동을 느꼈나 보더군요. 자신이 살던 땅 속 세계를 벗어나 바깥 세상으로 나가 온갖 스릴 넘치는 모험을 하게 되는 겁많고 수줍은 두더지와 낙천적이고 느긋한 성격의 물쥐, 무뚝뚝하지만 정 많고 지혜로우며 믿음직한 오소리, 허풍을 잘 떨고 자만심이 강한 두꺼비 등 개성 강한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하는 모험 가득한 이야기랍니다. 간간이 사람들도 등장하므로 이야기가 더욱 풍성하고 흥미로운 것 같아요. 동물들이 겪는 온갖 사건들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인생사와 같아서 그들이 깨닫는 사랑, 우정, 자유 등 소중한 가치들을 통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가치의 진정한 의미를 느끼게 된답니다. 그리 많지 않은 동물들을 통해 어쩜 그렇게 다양하고 흥미진진한 사건들을 생각해냈는지 100년전 작가의 상상력에 새삼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네요. 특히 좌충우돌 두꺼비의 모험들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까지 선사한답니다. 유머러스해서 웃음이 나다가도 진한 감동에 숙연해지고 아름답고 서정적인 표현에 마음이 서늘해지는 깊은 인상을 받게 되는 그야말로 독자를 울고 웃게 만드는 재기 넘치는 사랑스런 작품이에요. 1908년에 출간된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은 초판에서는 그림이 없는 이야기책이었지만 이후 여러 작가들이 그림에 도전하였고 세계적인 호주의 그림 작가이자 화가인 로버트 잉펜의 환상적인 그림과 만나 이 출간 100주년 기념 특별판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뛰어난 작품에 명화같은 그림이 더해져 가장 클래식한 걸작으로 재탄생된 것이지요. <살림어린이 더 클래식> 시리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림 작가들이 고전을 재해석하여 새롭게 탄생시킨 시리즈랍니다. 그래서 시리즈 이름만으로 선택해도 큰 만족과 감동을 주는 책들이에요. 커다란 즐거움과 가슴 가득한 감동을 안고 벌써 3권이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