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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별 ㅣ 세계 거장들의 그림책 1
파블로 네루다 지음, 남진희 옮김, 엘레나 오드리오솔라 그림 / 살림어린이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유아기엔 그림책을 맘껏 읽다가
초등학생이 되면 그림책과는 점점 멀어지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참으로 반가운 시리즈 이름을 달고 나타난 책,
초등학생을 위한 세계 거장들의 그림책 <안녕, 나의 별> 을 만났어요.
그림책으로 만나본 기억은 별로 없는 칠레,
칠레가 자랑하는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파블로 네루다의 한 편의 시와 같이 아름다운 작품이랍니다.
세상의 모든 현상을 탐구하고 의미를 시에 담은 그의 작품과 사상은
라틴 아메리카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으며
그의 모든 작품은 사람에 대한 사랑에 기초하고 있다고 해요.
<안녕, 나의 별>은 간절하게 소유하고 싶은,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마음을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이야기하는 그림책입니다.

단순화된 그림과 절제된 언어가 환상적으로 조화되어
사각거리는 소리가 날 것만 같은 서늘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강렬하고 매력적인 작품이에요.

밤하늘의 아름다운 별을 갖고 싶었던 소년은
간절히 원하는 마음을 담아 별을 떼어냅니다.
글과 그림 모두가 절제되어 있는데
오히려 더 많은 이야기를 하는 듯 느껴지네요.
차가운 별빛이 서늘하게 빛나고 있는 그림이 무척 인상적이죠.

주머니에 넣은 별은 얼음보다 더 서늘한 기운을 내뿜습니다.
침대 밑에 숨겨 놓았지만 별빛은 천장과 지붕을 뚫고 퍼져 사람들을 불러 모아요.

소년의 일상 생활은 모두 낯설어지고 점점 불안해집니다.
결국 별은 혼자만 꽁꽁 숨겨 소유할 수 없음을 깨달은 소년은
초록빛 강의 어두움 속으로 별을 놓아주지요.
스토리의 굴곡이 심한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익숙한 아이들에겐
처음에는 다소 싱겁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지만
이야기를 곱씹을수록 마음을 울리는 메시지가 느껴진답니다.
왜 이 책이 '초등학생을 위한 거장들의 그림책' 인지 알 것 같아요.
진정한 사랑은 나만의 소유와 구속이 아니라
가까이서, 뒤에서 지켜보며 존중하는 것임을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느끼고 공감하게 된답니다.
특히 요즘처럼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사회에서 아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네루다의 아름다운 언어로 전할 수 있어서 고맙고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