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양들의 여행 담푸스 그림책 2
크라우디아 루에다 지음, 김세희 해설글 / 담푸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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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없는 그림책, 하면 영유아나 보는 쉬운 그림책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그림책에 관심을 갖고 살펴보면
글 없는 그림책처럼 심오하고 자유로운 사고를 요하는 책도 없다는 걸 알게 되지요.

예쁘기만 한 평범한 그림책은 내놓지 않는
철학이 담긴 담푸스의 두번째 그림책 <모양들의 여행>
바로 글 없는 그림책이랍니다.
처음 언뜻 보았을 땐, 예전 학창 시절에 읽었던
쉘 실버스타인의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쪽은' 이 떠올랐는데요.
그 책보다 더욱 풍부한 느낌을 전해주며,
놀라운 창의성에 감탄하게 하는 멋진 책이더군요.

부채꼴 모양을 가지고 가던 아이는
그 부채꼴 모양을 끼우면 꼭 맞을 모양을 갖고 있는 아이를 만납니다.
그럼 누구나 '두 모양이 합쳐져 동그라미가 되겠군.' 하고 생각하게 마련이지요^^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상투적인 사고에 그치지 않습니다.
고정 관념을 깨고 부채꼴 모양은 물고기의 꼬리가 되어 붙어 버리지요^^
선과 면 그리고 몇 가지 색으로만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지만
안정적이고 세련된 색감이 더없이 매력적입니다.
또 등장하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면
 흰 면 만으로 다양한 감정을 참으로 잘 나타내고 있어서
기발한 모양의 창조에서 드러나는 작가의 창의성 뿐만 아니라
풍부한 감성까지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답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모양들이 합쳐져
전혀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것이 되고, 가치를 가지는 모습을 보며
이 세상 그 어느 것도, 그 누구도 가치 없는 것(사람)은 없다는
소중한 깨달음을 아이 스스로 느끼게 됩니다.

글 없는 단순한, 그러나 수준 높은 이 그림책을 보며
'인생사 새옹지마'를 생각했다면 비약일까요^^
아이들과 매번 다르게 다가오는 특별한 느낌을 즐기기에도 그만인
권장 연령 0~99세 그림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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